[종합] 미국, 다시 아프간 수렁에 빠지나…바이든 “24~36시간 사이 추가 공격 있을 것”

입력 2021-08-2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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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추가 군사적 응징 예고
31일 미군 철수 차질 우려·비판 커지고 있어
탈레반 “드론 공습은 아프간 영토에 대한 명백한 공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이후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이후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전 중 ‘테러’라는 암초를 만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테러를 감행한 ‘이슬람국가 호라산(이하 IS-K)’에 대한 추가 군사적 응징을 예고하면서 아프간 철수 작전이 차질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군 철수 시한이 며칠 남지 않은 카불의 상황이 극도로 위험한 상태”라면서 “향후 24~36시간 사이에 추가 테러 공격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휘관들에게 미군 보호에 필요한 모든 권한을 보장하고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을 지시했다.

미군은 전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인 IS-K 근거지 아프간 동부 낭가하르주에서 드론(무인기) 표적 공습을 단행했다. IS-K가 26일 카불 공항에서 폭탄테러를 일으켜 미군 13명과 민간인 170여 명이 사망하자 보복 공습에 나선 것이다. 미 국방부는 공습으로 IS-K 고위급 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공습이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극악무도한 공격에 관여한 어떤 이라도 계속 추적해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IS-K에 대한 보복 공습에 탈레반은 즉각 반발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수석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IS-K를 상대로 한 드론 공습 작전은 아프가니스탄 영토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국방부는 IS-K에 대한 공습과 관련해 탈레반 측과 조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1일 철수 시한을 앞두고 미국이 추가적인 테러 가능성과 이와 관련한 보복 공습 계획을 밝히면서 철수 작전에 차질이 발생해 시한 내에 아프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IS와의 국지전을 이어나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2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더 많이 받아들이라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LA/AP연합뉴스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2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더 많이 받아들이라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LA/AP연합뉴스
미국 안팎의 우려에도 미군 철수 감행이 테러로 인한 대규모 사상자 발생으로 이어지면서 바이든을 향한 비난은 더욱 거세지게 됐다. CNN은 “이번 테러는 미군에 10년 만에 가장 큰 치명타를 입혔다”면서 “20년 만에 전쟁을 끝낸다고 선언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면서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려와 비판을 의식한 듯 바이든 대통령은 스스로 설정한 대로 “오는 31일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완료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숨진 13명 미군 등의 노력으로 현재까지 아프간에서 11만7000명이 대피했다”며 “카불의 위험한 상황에도 우리는 민간인 대피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탈레반은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정받고자 준비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탈레반이 주요 양귀비 산지인 칸다하르주 마을을 돌며 더는 양귀비를 재배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2000년에도 국제사회 인정을 노리며 양귀비 재배를 금지한 적이 있다.

이와 함께 탈레반은 1~2주 내로 내각 구성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탈레반의 결정을 국제사회가 수용하고 국제적 지원이나 인정을 해줄지는 미지수다. 더 나아가 탈레반이 돈줄이었던 양귀비 재배에서 정말 손 뗄지도 불확실하다고 WSJ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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