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군살빼기' 대신 '체질개선' 나선다

입력 2021-08-29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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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폐지 대신 반려동물ㆍ와인 등 카테고리킬러 육성
버티컬 커머스 지향 롯데온과의 연계 전략

(연합뉴스)
(연합뉴스)

롯데마트가 폐점을 앞세운 구조조정 방향의 계획을 틀었다. 점포를 정리하는 대신 ‘카테고리킬러’ 매장에 방점을 찍은 체험형 전문매장의 강화가 핵심이다.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을 지휘하는 강희태 부회장(유통BU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시각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폐점 계획을 백지화하는 대신 폐점 없이 연내 14개 점포에 대해 리뉴얼을 진행할 예정이다. 핵심은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의 육성이다. 특정 분야의 상품을 중점적으로 파는 전문점으로 고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아 특정 제품 쇼핑에서 마트 쇼핑으로 이어지는 연관구매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롯데마트는 이르면 11월 서울 잠실점에 대규모 와인 특화형 전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와인뿐만 아니라 도서, 용품 등 와인과 관련된 상품을 총망라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마트는 지난해 11월 와인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밝힌 이후 와인전문가 팀원으로 이뤄진 ‘프로젝트W팀’을 올해초 출범했다. 팀원 중 일부는 와인 관련 자격증이 있을 정도로 와인에 정통하다.

은평점에는 올 하반기 중에 반려동물 전문숍 1호점이 들어선다. 반려동물에 조예가 깊은 5명으로 구성된 팀이 기획한 매장으로, 반려동물용품, 먹거리, 펫 전용 전자기기부터 건강기능식품, 가구까지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실적 부진에 시달려온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백화점, 마트, 슈퍼 등 부실한 사업장을 줄이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애초 전국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인 200여 개 점포를 5년 이내에 정리한다는 계획이었다. 실제 지난해 목표치에 절반을 웃도는 120여 개 매장을 닫으며 구조조정 시계는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갔다. 이 중 롯데마트는 지난해 12개 매장 문을 닫았고, 올해도 10개 수준의 매장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구조조정 방향이 바뀐 데에는 강 부회장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강 부회장은 올 3월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스마트스토어 등 전국 점포 거점에 온라인 물류경쟁력을 확보하고 핵심 부문인 그로서리(식재료) 상품군 강화, 점포 공간 재편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온ㆍ오프라인 쇼핑의 연계를 노렸다는 시각도 있다. 롯데마트의 전문매장 전략이 잘하는 것 하나에만 집중하는 식의 ‘버티컬 커머스’를 지향하는 롯데ON의 이커머스 전략과 궤를 같이하면서다. 특정 카테고리 육성에 방점을 찍은 만큼 오프라인 매장인 롯데마트도 특정 콘텐츠에 집중하는 전문매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매출 증대 효과에 대한 기대도 크다. 앞서 올 상반기 재단장한 롯데마트 여수점에는 건강기능식품을 대폭 강화한 ‘롭스 플러스’ 1호점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4050세대를 겨냥해 재정비한 헬스앤뷰티(H&B) 사업의 일환으로, 젊은층을 겨냥한 트렌디한 비타민 등의 제품보다 안티에이징, 관절, 심혈관 관련 상품을 보유한 점이 특징이다. 취급하는 건강·기능식 제품과 브랜드도 지난해 각각 30%씩 늘렸다. 여수점은 개장 한 달 만에 목표 매출 51%를 초과 달성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12개 점포에 대해 다운사이징 폐점 전략을 펼쳤으나 올해는 노후시설 보수하는 등 재단장 위주로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올해는 더 이상 폐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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