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소연료전지차(수소전기차) 주도권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일본 혼다가 현대자동차 부품사와 협력 관계를 모색한다.
21일 자동차업계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일본 혼다가 2세대 수소전기차 '클래러티' 개발을 위해 현대차 부품사와 협력관계를 모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코트라 관계자는 "판매 부진으로 1세대 수소전기차(클래러티) 조기 단종을 결정한 일본 혼다가 2023년 2세대 출시를 위해 양산능력과 가격경쟁력 확보에 나섰다"라며 "관련 부품 수급을 위해 글로벌 주요 부품사와 협력 관계 구축에 나섰고, 한국 기업 역시 대상"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주요 부품사와 협력관계 모색"을 언급했지만 사실상 한국의 현대차 관련 부품기업이 대상이다. 현재 수소전기차를 양산 중인 곳은 한국(현대차)과 일본(토요타와 혼다) 등 두 나라 밖에 없다.
앞서 2000년대 초반,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당시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싱가포르에서 A-클래스 수소전기차 실증사업에 나선 바 있다. 벤츠 역시 수소전기차와 관련해 충분한 기술력을 갖췄다. 그러나 너무 앞서간 탓에 양산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본격적인 경쟁은 2010년대 초반에 시작했다. 현대차가 투싼ix를 바탕으로 한 수소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2012년)했다.
이어 2014년과 2016년에 일본 토요타와 혼다가 각각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 무렵(2015년) 불거진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역시 수소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부추겼다.
그렇게 시작한 글로벌 수소전기차 경쟁은 현재도 치열하다. 초기 성패에 따라 수소전기차 시장의 향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아직 수소전기차의 안전과 충전 등에 대한 글로벌 표준이 없다. 결국 가장 많은 수소전기차를 판매한 제조사가 이 기준을 선점할 수 있다. 이는 곧 향후 판매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도 된다.
현대차는 차를 넘어 선박과 열차 등 다양한 분야까지 관련 시스템 확대를 추진 중이다. 토요타는 가장 큰 시장이 될 중국 수소전기차 시장 선점이 목표다.
올 상반기에는 현대차가 판정승했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6월 누적 글로벌 수소전기차 판매는 약 9100대로 전년(4100대)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 기간 점유율은 현대차 51.7%, 토요타 40.9%, 혼다 1.6%다. 현대차는 지난해 점유율이 70.7%로 압도적인 1위였다. 그러나 올해 초 토요타가 2세대 '미라이'를 출시하면서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이 시장에서 혼다는 멀찌감치 3위(상반기 판매 약 100대)로 밀려나 있다. 결국, 혼다는 9월부터 수소전기차 생산을 중단한다.
그러나 어렵사리 뛰어든 이 시장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2023년 2세대 클레러티 출시를 공언하고 현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2세대부터는 양산 기술과 가격경쟁력 부족에 따른 판매 부진을 타개하겠다는 게 핵심 전략이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부품사와 협력을 구축하겠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코트라는 “혼다가 수소전기차 부품을 양산 중이고 내구성과 신뢰도를 확보한 해외 부품사를 찾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혼다를 위해 수소전기차 전용 부품을 새로 개발할 경우 개발비용과 생산설비 투자에 부담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품과 이 부품을 생산할 기업을 찾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