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6% 수준까지 급락했던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공장 가동률이 올해 93%까지 회복했다.
코로나19 확산과 반도체 수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여파가 저점을 통과, 본격적인 상승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현대차가 금융감독원을 통해 밝힌 반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국내 공장 및 글로벌 공장의 가동률이 전년 대비 급상승했다.
2분기 들어 반도체 부족 탓에 가동률이 소폭 하락, 상반기 평균치는 줄었다. 그럼에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회복세는 뚜렷하다.
지난해 상반기 현대차의 글로벌 주요 공장 가동률은 66.1%까지 추락했다. 특히 가동률 100%를 훌쩍 넘겨왔던 해외 공장의 여파가 극심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HMMR)의 경우 2019년 상반기 가동률이 무려 125.8%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 92.3%로 가동률이 크게 줄었다. 이밖에 체코(97.6%)와 터키(88.8%) 공장 가동률도 각각 59.5%, 68.0%까지 떨어졌다.
'셧 다운'을 반복했던 북미 공장도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2019년 상반기 89%를 기록했던 북미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54.8%까지 떨어지면서 사실상 생산량이 반 토막으로 줄었다. 극심한 수요 위축기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산설비 및 판매망 셧다운 여파 탓이다.
그나마 국내 공장의 사정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2019년 상반기 100.9%를 기록했던 국내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14.1% 포인트 하락한 86.8%까지 가동률이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 2019년 시작한 신차 효과가 내수판매를 견인한 덕이다.
본격적인 반격은 올해 1분기 시작했다. 유럽 일부 국가와 미국을 시작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주요 생산설비도 빠르게 가동률을 끌어 올렸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국내 공장도 마찬가지였다.
1분기 기준 현대차의 국내 공장 가동률은 전년 대비 10.7% 포인트 상승한 97.5%를 기록했다.
해외 공장 역시 작년 상반기 가동률(평균 66.1%)이 회복세를 보이면 올해 1분기 96.6%까지 수직 상승했다. 사실상 지난해 코로나19 쇼크를 1년 만에 극복한 셈이다.
다만 2분기에는 반도체 부족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1분기 97.5%에 달했던 국내 공장 평균 가동률은 2분기 생산 차질 여파를 받아 상반기 전체 평균치가 93.2%로 소폭 하락했다.
글로벌 주요 공장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96.6%였던 가동률은 2분기 유럽 공장의 생산 차질 탓에 상반기 전체 평균치는 93.1%로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현대차의 공장 가동률이 지난해 상반기를 저점으로 상승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에 이견이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라는 변수가 존재하지만, 하반기 가동률이 상반기를 웃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반도체 부족 역시 3분기부터 해결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