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 보급이 확대되면서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개발 경쟁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정 기술을 적용한 웨어러블 프로세서를 내놨고, 퀄컴은 차세대 프로세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0일 업계 최초로 5나노(nm) 공정 기반의 웨어러블 기기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W920’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엑시노스 W920은 웨어러블 기기용 프로세서로는 처음으로 최신 EUV (극자외선) 공정이 적용됐다. 최신 설계 기술까지 더해 이전 제품보다 CPU 성능은 약 20%, 그래픽 성능은 최대 10배 이상 향상됐다.
또한, 최첨단 패키지 기술을 적용해 프로세서와 함께 PMIC(전력관리반도체), 모바일 D램(LPDDR4X), eMMC(모바일 기기에 내장하는 데이터 저장용 메모리 반도체) 메모리를 웨어러블 기기에 최적화된 초소형 패키지에 구현했다.
엑시노스 W920은 스마트워치에 탑재 시 3D 워치 페이스와 부드러운 화면 전환도 지원할 수 있다. 전체 화면을 켜지 않고도 시계, 알람, 부재중 전화 등 간단한 내용을 상시 확인할 수 있는 AOD(Always On Display) 모드에서는 프로세서가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소모를 최소화했다.
야외에서의 빠른 통신을 위한 LTE 무선통신과 정확한 위치정보 파악에 필요한 위성항법시스템(GNSS L1)을 지원해 스마트워치에서의 다양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엑시노스 W920은 삼성과 구글이 함께 개발한 신규 통합 플랫폼을 지원하며 ‘갤럭시워치4’에 에 탑재될 예정이다.
앞선 삼성전자는 2015년에 칩 하나로 체지방, 심박 수 등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용 바이오 프로세서를 양산했고, 2016년에는 세계 최초 14나노 핀펫 웨어러블 AP를 양산하는 등 웨어러블 AP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라이벌인 퀄컴은 차세대 웨어러블 칩셋 ‘스냅드래곤 웨어 5100’을 개발 중이다. 이 제품은 내년 출시 예정으로, 갤럭시워치4에 들어가는 엑시노스 W920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퀄컴은 웨어러블 기기 전용 플랫폼 ‘스냅드래곤 웨어’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5년간 75개 이상 제조사에 250여 종의 제품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퀄컴 AP를 내장한 웨어러블 기기는 4000만 대 이상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퀄컴 등은 스마트폰 AP에서의 성공 경험을 웨어러블로 확장해 모바일 AP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퀄컴은 점유율 39.9%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미디어텍(25.9%), 애플(19.5%)에 이어 점유율 10.3%로 4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