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세규 젠지 e스포츠 APC 재무총괄이사 “e스포츠 4차 산업 이끌어가는 데 손 보탤 것”

입력 2021-08-04 10:49 수정 2021-08-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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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규 젠지 e스포츠 아시아태평양(APAC) 재무총괄이사.  (사진제공=젠지)
▲오세규 젠지 e스포츠 아시아태평양(APAC) 재무총괄이사. (사진제공=젠지)

“e스포츠가 생소한 산업이라 재무 업무를 맡는 것을 처음엔 망설였다. 하지만 나 또한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며 자랐다. 임요환·홍진호·기욤 패트리 등 많은 선수를 응원한 기억도 있다. 한국이 e스포츠를 가장 잘하는 국가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오세규 젠지 e스포츠 아시아태평양(APAC) 재무총괄이사는 4일 이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e스포츠란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던 소회를 밝혔다.

오 이사는 젠지 e스포츠 부임 전부터 굵직한 회계 업무를 맡아왔다. PwC 뉴욕 회계법인을 거쳐 대우건설 국제세무팀 세무전문가, 소프트뱅크 자회사 브라이트스타코리아 재무팀장을 거친 베테랑이다. 오버워치 리그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서울 연고 팀 ‘서울 다이너스티’의 구단 젠지 e스포츠로부터 재무 업무 담당 제의를 받아 e스포츠 세계에 뛰어들었다.

오 이사 부임 이후로 젠지는 뚜렷한 성과를 거둬왔다. 부임 첫해인 2017년은 두드러지는 성과가 없었지만,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꾸준히 두 자릿수 또는 세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오 이사는 “스폰서십과 대회 상금이 재무 성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젠지 글로벌 아카데미 등 e스포츠 교육 사업과 프랜차이즈·선수 이적·스트리밍 관련 매출도 꾸준한 증가세”라며 “목표치 달성을 위해 모든 임직원과 선수단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꾸준한 성장 배경으로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의 성장을 꼽았다.

오 이사는 “전 세계적으로 e스포츠 시장의 입지는 계속 커지고 있다”라며 “2017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시청자 수는 약 5800만 명으로, 미국의 전통 인기 스포츠인 MLB·NHL·NBA의 시청자 수를 훨씬 웃도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20년 롤드컵 누적 시청은 10억 시간을 돌파하기도 했다. e스포츠가 하나의 글로벌 문화로 자리매김한 만큼,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고 분석한다.

오 이사는 “한국에서도 이 같은 성장세와 확장성이 확인된다”라며 “올해 프랜차이즈화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2023년까지 우리은행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맥도날드·틱톡·로지텍 등 유수의 국내외 기업과 공식 스폰서십을 체결했다”라고 짚었다.

급속히 커지는 e스포츠 시장. 젠지는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여러 국가에 걸쳐 국제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이나 사업을 눈여겨보는 중이다. 젠지는 현재 대한민국 서울, 미국 로스앤젤레스, 중국 상하이에 사무실을 두고 중심지에서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을 펼쳐가고 있다.

실제 젠지는 미국 NBA 2K e스포츠 리그 상하이 연고 팀인 ‘젠지 타이거즈 오브 상하이’를 창단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e스포츠 교육 부문에서는 미국 아이비리그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켄터키 대학교, 이스트 미시간 대학교 등 유수의 교육 기관들과 e스포츠 산업 리더 육성을 위해 손잡았다. ‘젠지 엘리트 이스포츠 아카데미(GEEA)’ 커리큘럼은 켄터키 대학교에 장학생을 배출하는 등 실질적 성과 또한 거두고 있다.

오 이사는 “중국은 인구적 특정과 국민적 관심, 정부의 지원 등이 고루 잘 갖춰져 있다”라며 “최근 몇 년간 중국 중앙 및 지방정부는 e스포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일련의 정책을 내놓고 있으며, 특히 상하이는 e스포츠를 도시의 중점산업으로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스포츠의 원조 격인 한국은 프로 선수의 역량이 타 국가보다 뛰어나지만, 이를 뒷받침할 산업·인구적 특성·정부 지원 등이 미비하다는 것.

국제 경쟁력을 가져가기 위해 젠지는 아시아태평양을 향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오 이사는 “인구 6억 명 이상의 동남아 시장은 한국·중국에 비해 GDP는 낮지만, 전체 인구 연령대가 젊고,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콘텐츠 소비 활동이 활발하다”라며 “특히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핵심 국가들은 한류 문화 콘텐츠와 e스포츠에 대한 로열티가 높아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젠지는 최근 베트남 선수 모집을 시작했다. 젠지 유튜브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올인’에 베트남어 자막을 추가, 팬들과의 소통 또한 넓혀가는 중이다.

오 이사는 “젠지는 향후 콘텐츠 마케팅 관련 IP 판매에도 투자할 예정”이라며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가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젠지는 e스포츠 전문 기업이지만 시작은 스타트업이었다. 대기업 소속 팀보다 자본이 부족했던 만큼, 벤처 기업과 마찬가지로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자본을 확보했다. 젠지의 차별화된 요소를 알아본 NBA 프로 농구팀 LA 클리퍼스 소액 구단주 데니스 윙, 전 알리바바 미국 시장 투자 부문 책임자 마이클 지서, 일본의 축구 스타 혼다 케이스케,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와 스티븐 연도 젠지의 투자자로 참여했다.

오 이사는 “젠지가 잘하고 노하우가 있는 분야에 확실하게 집중하려고 한다”라며 “머지않은 미래에 젠지 출신 e스포츠 선수들, 임직원, 젠지의 교육 프로그램 수료생들이 산업 전문가가 되고 리더로 성장해 e스포츠를 4차 산업의 핵심으로 이끌어 나가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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