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사실 언급 말라는 여권 인사 겨냥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아들 최영진 씨가 입양을 두고 "나는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다"며 "아빠가 입양아를 키우는 점을 더 언급하고 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경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최재형 전 원장을 향해 입양 사실을 언급하지 말라고 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최영진 씨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이 말하며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그는 "입양되기 전에는 고아라는 점에서 항상 부끄럽고 속상하고 숨고 싶어서 잘 나서지도 못했다. 제가 처해있는 상황 때문에 우울했다"면서도 "입양된 후에도 이게 조금 이어졌지만, 살아오면서 많이 치유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처럼 고아였던 아이들이 아픔을 공감하지, 다른 사람이 위하는 척하면 가식이나 가면으로 느껴진다"며 "아빠는 직접 저와 부딪히고 이겨내셨기 때문에 제 마음을 이해하고 저 같은 아이들을 위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아빠와 같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고,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더 많이 언급해달라.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경 전 민주당 부대변인은 19일 한 방송에서 나와 최 전 원장을 향해 입양 사실을 언급하지 말라면서 "아이에게 입양됐다고 하는 게 정서에는 좋다고 하지만 외부에 알려지는 것은 절대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재형 전 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대변인단과의 간담회에서 "입양 관련해 어떤 분이 이상한 말씀을 하셨는데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이 말이 안 되는 얘기에 ‘말이 안 된다’고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말했다.
최재형 전 원장은 부인 이소연 여사와 사이에서 두 딸을 낳은 뒤, 2000년과 2006년에 각각 작은아들과 큰아들 영진 씨를 입양했다. 이들 부부 부부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입양홍보회 홈페이지에 입양 부모로서 겪었던 희로애락을 약 150편의 일기로 남겨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 5월 인터뷰에서 아들 영진 씨에 대한 애틋한 부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재형 원장은 "입양 후 몇 년간은 힘들었다.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은 이해와 인내가 필요했다"면서 "영진이 (네덜란드로 유학) 떠나면 맛있는 라면이랑 떡볶이, 부침개는 누가 만들어 주나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