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검증 시작됐다…아직까진 '철옹산성'

입력 2021-07-21 10:55 수정 2021-07-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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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 부모찬스 의혹에 "법적 문제 없어"
캠프 측 "딸에게 돈 빌려준 것, 임대 등이 부모찬스? 할 말 없어"
입양 문제는 아들 직접 나서 "부끄럽지 않고 당당"
국민의힘 "고리타분한 차별인식…사죄하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국민의힘 대변인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국민의힘 대변인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됐다. 자녀 아파트 편법 증여부터 입양 문제까지 연이어 '자식 관련 문제'에 대해 집중 공세가 시작됐다. 그럼에도 최 전 원장은 아직까진 명확하고 빈틈없는 해명으로 단단하게 방어막을 치고 있다.

우선 최 전 원장이 둘째 딸에게 아파트를 편법 증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최 전 원장은 2018년 감사원장 취임후 자녀에게 서울 목동소재 아파트를 시세보다 최소 5억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빌려줬다. 당시 해당 아파트의 전세 시세는 6억~8억 원에 달한 반면, 최 전 원장이 신고한 재산 내역에선 보증금이 1억 2000만원에 그쳤다.

이에 대해 최 전 원장은 이날 신입 당원 자격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을 예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갑자기 감사원장이 돼서 본관으로 입주하게 됐는데, 이미 주요 가구, 가전제품이 있는 상태여서 기존 집에서 사용하는 것들을 빼갈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그러다보니 임대를 줄 형편이 안 돼 마침 전세사는 딸에게 들어와 살 것을 제안한 것"이라고 상세하게 해명했다.

그러면서 "아파트가 제 아내 명의로 돼 있어서 딸의 임대보증금을 아내 계좌로 송금했고, 그것만 가지고는 증여세 문제가 생길 것 같아서 매달 100만 원씩 월세를 받는 것으로 해결했다"면서 "공직자 등록시 이미 검토를 한 사안이라 법적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 최 전 원장은 "요즘 부동산 대출이 너무 엄격히 규제가 돼 있어 제 딸이 갑자기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며 "제가 공관에서 나온 이후 당분간 같이 살아야 하는 형편이 됐는데, 지금 구조로는 어려워서 수리 중"이라고도 부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최 전 원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엔 최 전 원장의 큰 딸이 도마 위에 올랐다. SBS 보도에 따르면 큰 딸은 이른바 '부모 찬스'로 4억 원을 빌려 강남 아파트를 샀다. 최 전 원장은 감사원장 재직 중이던 2020년 재산 신고 과정에서 부인 명의의 채권 4억 원을 신고했는데 해당 금액이 큰 딸 아파트 매입에 쓰여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 전 원장 측은 "무주택자였던 첫째 딸이 아파트를 사는 과정에서 대출이 쉽지 않아 빌려준 돈"이라며 "딸은 연이율 2.75%로 매달 이자를 어머니에게 입금해 왔고, 원금 일부인 8000만 원을 올해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갚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 캠프의 김영우 상황실장도 "딸에게 돈을 빌려주고 상환 받는 일, 또 불가피한 상황에서 반전세로 방을 임대해준 것을 '부모찬스'라고 하면 더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공직자 재산신고 할 때 다 포함된 내용인데 더 설명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최 전 원장의 두 딸 외에 입양된 아들 문제에 대해서도 여권이 건드리기 시작했다.

이경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최근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최 전 원장이 두 아들을 입양한 것을 두고 "아이 입양에 대해 더는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며 "아이에게 입양됐다고 하는 게 정서에는 좋다고 하지만 외부에 알려지는 것은 절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최 전 원장 아들이 직접 나섰다. 아들 최모 씨는 이 전 부대변인의 언급에 대해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다"며 "아빠가 입양아를 키우는 점을 더 언급하고 전했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최씨는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다피시 저는 입양됐다"며 "입양 전에는 제 자신이 부모님도 없고 고아라는 점에서 항상 부끄럽고 속상하고 우울했다"고 밝혔다.

이어 "입양 당시엔 민주당 주장이 달콤하게 들렸지만 살아오면서 많이 치유됐고, 더 이상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다"며 "그래서 아빠가 이런 점을 더 언급하고 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많은 아이들이 저처럼 극복할 수 있는 발판과 밑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저희 아빠는 직접 저와 부딪히고 이겨내셨기 때문에 저 같은 아이들을 위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많이 언급해달라.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측에서도 민주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미 딸을 입양한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은 전국의 입양가족과 입양을 기다리는 어린 아기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아들은 정작 아버지를 자랑스러워 하는데, 민주당이 왜 감사해 하는 아들을 위해 고민해주는 척 합니까"라며 "혹시 입양은 숨겨야 하는 것이라는 고리타분하고 차별적인 인식 속에서 나온 생각이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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