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이동통신 3사 중에서는 최초로 5G 단독모드(SA, 옵션2) 상용화에 돌입했다. 주파수 신호와 데이터 전송에서 롱텀에볼루션(LTE)망을 함께 쓰는 비단독모드(NSA, 옵션3)와 비교해 5G망 만을 쓰기에 ‘진짜 5G’로 여겨진다. 다만, 아직은 기술적 한계 등으로 NSA보다 속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5G 전국망 구축 미비와 28㎓ 대역 주파수 등 5G에 대한 품질 문제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속도 저하 문제가 불거지면 5G에 대한 인식이 더욱 나빠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KT는 15일부터 5G SA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2019년 4월 5G 서비스를 개시한 후 2년 3개월여 만의 상용화다. 5G SA는 삼성 갤럭시S20, S20+, S20 울트라 3종의 단말에서 제공하고 추후 확대한다. SA 전환을 원하면 단말 메뉴에서 ‘설정-소프트웨어 업데이트-다운로드 및 설치’ 후 1회 더 재부팅 하면 이용할 수 있다.
KT는 애초 올해 상반기 중 SA 상용화를 준비했으나 여러 검증 절차 때문에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각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측정하는 상반기 5G 품질평가가 종료된 것 등을 고려해 이날로 상용화 시기를 잡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국내 이통사들은 3.5㎓ 대역에서 5G망과 LTE망을 연동해 쓰는 NSA를 사용한다. 단말기와 기지국 사이에 신호는 LTE망으로 주고받고, 트래픽은 5G망으로 오가는 방식이다. 반면 SA는 신호와 트래픽 모두 5G망을 이용한다. 순수 5G망을 써 NSA보다 지연 시간이 단축되고, 배터리 소모가 적다는 이점이 있다.
KT 역시도 이러한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KT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시험한 결과 삼성 갤럭시S20+ 단말로 SA와 NSA의 배터리 사용시간을 비교한 결과 SA는 NSA보다 최대 1시간 6분(8.8%)을 더 오래 쓰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KT가 먼저 치고 나간 SA 상용화와 관련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5G에 대한 여론의 악화를 우려한다. SA 도입에 신중을 기하는 상황에서 자칫 KT의 마케팅에 5G 속도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어서다. NSA로 제공하는 이론상 최대 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2.5Gbps, SA는 1.5Gbps로 최대 속도가 줄어든다. 아울러 2019년 4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 당시 정부와 KT 등 통신사들은 최대 속도가 LTE보다 20배 빠른 20Gbps가 될 것으로 설명했으나 과기정통부가 진행한 작년 하반기 5G 품질평가에서 통신 3사의 속도 모두 1Gpbs에도 못 미쳐 소비자 불만이 쌓인 상태다.
KT보다 앞선 작년 1월 SA 상용화 테스트에 나섰던 SK텔레콤은 지연시간 단축과 배터리 사용량 감축 외에 이점이 없다는 판단에 SA 도입에서 옵션4 개발로 선회했다. 옵션4는 옵션2처럼 LTE망을 사용하지만, 항시 연결이 아닌 필요할 때만 가져다 쓰는 방식이다.
KT는 “2019년 NSA 방식의 5G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SA로의 진화를 염두에 두고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또한, SA 상용망 제공을 위해 기술 개발과 필드 검증을 지속했다”며 속도 저하 우려는 없을 것이라 강조한다.
KT의 SA 5G 속도 저하 여부는 올해 하반기 5G 품질평가를 통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초저지연, 배터리 절감 이득이 최고 속도 저하라는 불만보다 중요하지는 않으리라고 보인다”며 “SA를 너무 앞선 기술로 마케팅해 소비자가 오인한다면 최근의 속도 저하 논란과 같은 업계 전반의 제 살 깎아 먹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