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수도권 완전 봉쇄' 거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600명을 넘어서며 또다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현재 상태라면 방역당국의 우려대로 2000명이 발생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전문가들은 당장 거리두기 상향에 이어 봉쇄 조치까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까지 더해진 4차 유행 확산은 결국 정부의 안일한 방역 대처가 키웠다는 지적이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615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최다 기록이다. 국내발생 기준 수도권에서만 1179명이 나왔고, 비수도권에서도 389명이 발생했다.
8일부터 최근 1주만 보더라도 확진자는 1100명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1100명에서 1300명을 오가며 1주일간 일평균 국내발생 확진자는 1256명을 기록했다.
여기에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까지 빠른 속도로 확산하며 '우세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달 4일부터 10일까지 확진자 1071명에 대한 유전자 검사 결과 델타 변이 감염자가 250명으로 가장 많았다. 검출률은 23.3%로 신규 확진자 4명 중 1명은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이다.
이대로라면 방역당국이 우려한 확진자 2000명 발생이 시기는 8월 중순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크다. 전문가들은 4차 유행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김우주 고려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를 4차 유행의 정점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자칫 이번 주 내로 신규 확진자는 2000명까지 나올 수 있다"며 "델타형 변이 전염력이 기존 바이러스의 배 이상이라고 하니, 방역대책도 현재보다 배 이상으로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유행 확산이 결국 정부의 방역 실패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충분한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성급하게 거리두기 완화 시그널을 보내 국민들이 방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전파력이 매우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 확산하는 것이 현 유행의 가장 큰 원인이고,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인해 지역사회 감염이 이미 큰 폭으로 퍼진 상황"이라며 "수도권은 완전한 봉쇄만 남았고, 결국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역당국도 변이 확산에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6월 중순까지는 델타 변이의 점유율이 낮아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했다”며 "사후적으로 판단한다면 방역을 더 강하게 관리했어야 한다는 판단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