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틀 1200명대 접어들면서 방역당국이 4차 대유행에 영향을 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8일 열린 코로나19 질병관리청 정례브리핑에서 “주요 변이 바이러스의 검출률이 아직 50% 아래지만, 계속 점유율이 계속 증가하는 양상이고 그 가운데 최근 델타 변이 검출률이 증가하고 있어 8월 중 우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국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 가운데 주요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은 직전 일주일 대비 30.5%에서 39%로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에서 주요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은 같은 기간 28.5%에서 39.3%로 높아진 상황이다. 주요 변이 바이러스 가운데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수도권 검출률은 직전 일주일보다 최근 일주일 사이 3배(4.5%→12.7%) 증가했다.
방역당국은 민간 전문가와 합동으로 수학적 모델링을 이용해 향후 발생할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예측했는데 현재와 같은 수준이 유지된다면 7월 말 일일 확진자 수는 1400명 수준에 달하고, 상황이 악화할 경우 일일 확진자가 20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4차 유행은 3차 유행과 달리 20~30대 젊은층, 무증상 감염자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만큼 치명률은 낮지만, 확진자 수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청장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3차 유행은 주로 요양병원, 요양시설, 병원, 종교시설과 교정시설 등 고위험군 시설에서 대규모 집단발병으로 시작돼 사망자도 많고 치명률도 높았는데 최근 4차 유행은 바이러스 고위험군에 예방접종을 시행하면서 그런 시설에서의 유행이 보고되지 않아 치명률과 위중증률이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청장은 “다만 최근에는 알파형과 델타형 등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발생 연령층이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60세 미만, 20~30대의 젊은 층인데 이들은 이동 반경이 크고 만나는 사람도 많고 무증상 감염자가 많아 조기에 검사를 받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 위중증률은 높지 않겠지만, 확진자 수는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4종류의 백신 예방접종을 진행 중인데 방역당국은 각각의 백신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가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정 청장은 “영국에서 나온 자료에 의하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의 예방 효과가 2번 접종했을 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약 70%, 화이자 백신은 88% 정도고, 이스라엘에서 발표한 데이터에 의하면 델타 변이로 인한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과는 이보다 좀 낮지만, 여전히 효과적이고 또 위중증이나 사망을 예방하는 데도 90% 가까이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라며 예방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모더나, 얀센 백신의 경우 실제 접종 시 변이 바이러스 예방 효과를 분석한 자료는 아직 부족한 상황으로, 계속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1275명 증가한 16만402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중 국내 발생은 1227명, 해외유입은 48명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 1227명에 이어 이틀 연속 1200명 이상을 기록했고, 하루 최다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해 12월 25일의 1240명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