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매도세 3분기 이어질 수도”
추가 하락 이어지면 저가 매수 기회 분석도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매도가 집중되면서 지난 2월 고점 대비 시가총액이 8230억 달러(약 936조 원)어치가 증발했다고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자국 기술기업에 대해 잇단 고강도 규제에 나서자 이에 대한 우려가 주식 매도세로 이어진 영향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텐센트홀딩스, 알리바바그룹홀딩, JD닷컴, 바이두, 메이퇀 등 중국 대표 기술주에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 고점 대비 약 8230억 달러어치가 증발했다. 시총 증발액이 가장 큰 기업은 IT·게임업체 텐센트였다. 이 회사는 올해 2월 고점 대비 시총이 2643억 달러어치가 증발했다. 이어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1712억 달러)와 동영상 플랫폼 콰이쇼우(1338억 달러), 배달 앱 메이퇀(1199억 달러), JD닷컴(540억 달러) 등이 대규모 시총 증발을 겪었다.
전날 중국 인터넷 규제 당국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에 보안심사를 이유로 앱 다운로드와 신규가입을 중단시켰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이들 기술주의 매도세가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중국의 주요 IT 기업이 상장된 홍콩증시도 이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다. 항셍기술지수도는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페가서스펀드매니저의 폴 퐁 전무는 “중국 당국의 규제 조치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중국 기술주에 대한) 매도는 3분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에도 알리바바와 알리바바를 포함해 보유하고 있던 중국 기술주 3분의 2를 매각했다고 전했다. 유나이티드퍼스트파트너스의 저스틴 탱 아시아리서치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의 리스크를 제한하기 위해 일단 매도를 하고 훗날을 도모하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장기적 성장 가능성은 유효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에게 매수 경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약세가 이어지면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텐센트와 알리바바와 바이두의 최근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22배로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에 따르면 이는 10년 선행 PER 평균 26배에 한참 못 미친다. 그만큼 저평가돼있다는 이야기다.
GAM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장 시 펀드매니저는 “중국 테크기업들의 주가가 펀더멘털보다는 단기적인 투심에 흔들릴 것”이라면서 “시장 심리가 극단적인 비관모드로 바뀌어 항셍기술지수가 현 수준에서 20% 추가 하락한다면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IT 기업들을 매우 매력적인 가격에 사들일 드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셍기술지수는 2월 고점 대비 31%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