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 된 계륵] 적자 탈출한 슬래브ㆍLCD…플라스틱은 ESG 경영 비밀무기

입력 2021-07-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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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였던 사업 백조로 거듭나…기업 실적 긍정적 영향

▲LG디스플레이 직원이 TV용 LCD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직원이 TV용 LCD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2016년 준공된 브라질 일관제철소(CSP)는 동국제강에 아픈 손가락이었다. 생산품인 슬래브(철강 반제품)의 판매량이 부진하면서 적자에 시달려서다.

브라질 CSP 부진으로 동국제강 실적에 반영된 손실액만 약 4900억 원이다.

액정표시장치(LCD)는 삼성ㆍLG의 계륵이었다. 수요는 있지만,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로 삼성ㆍLG는 LCD를 생산할수록 적자를 봤다.

화학업체들에 미운 오리는 플라스틱이다. 대표적인 사업 먹거리이지만, 환경 오염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생산으로 화학업체들은 환경 파괴를 일으켰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슬래브ㆍLCD 가격 급등…플라스틱은 친환경 사업 밑거름

세 사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완전히 입지가 달라졌다.

우선 브라질 CSP에서 생산되는 슬래브 가격은 급격히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전방 사업 회복으로 철강 사업이 살아난 데 따른 결과다.

영국 철강 전문지 메탈불레틴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브라질산 슬래브 수출가격은 톤당 990달러로 작년(374달러) 같은 기간보다 165% 증가했다.

올해 1월(769달러)과 비교했을 때도 29% 상승했다.

슬래브 가격 상승으로 브라질 CSP는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1분기에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1541억 원)을 달성한 바 있다.

LCD 또한 코로나19를 계기로 완전히 살아났다. TV, 태플릿 PC 등 가전 및 전자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LCD 가격이 상승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5월 55인치 초고화질(UHD) TV용 LCD 패널 가격은 223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106달러)보다 110% 상승했다.

플라스틱은 환골탈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폐플라스틱이 급증하자, 환경 문제를 해결해야 했던 화학업체들이 플라스틱을 친환경 사업의 밑거름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SKC는 일본 칸쿄에네르기사와 폐플라스틱 열분해 상업화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LG화학은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하는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을 구축했다.

롯데케미칼은 폐페트병으로 만든 친환경 제품을 출시했다. 효성티앤씨 또한 패션스타트업 플리츠마마와 함께 버려진 페트병을 활용해 옷을 만들었다.

계륵이었던 사업 백조로 거듭나니…기업 실적 '청신호'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았던 사업들이 백조로 거듭나면서 기업들은 웃음을 짓고 있다.

동국제강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094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2016년 2분기(1176억 원) 이후 19개 분기 만에 최대 규모다.

LG디스플레이(5230억 원), 삼성디스플레이(3600억 원)는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상승세는 2분기에도 이어진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1755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 늘어난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에 이어 흑자를 기록한다고 증권업계는 예상한다.

플라스틱 신사업은 당장 화학업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신사업이 이제 막 발을 떼기 시작해서다.

하지만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에는 크게 이바지할 전망이다.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정부는 기업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석유제품 원료로 사용할 때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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