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8㎓ 대역에 더해 6㎓ 이하(서브6) 대역도 5G 특화망 주파수로 공급하기로 했다. 서브6 대역 수요가 28㎓ 대역보다 뚜렷했던 만큼 정부가 5G 특화망의 활성화를 위해 일종의 ‘당근’을 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5G 특화망 주파수 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1월 발표 당시 밝혔던 28㎓ 대역 600㎒ 폭(28.9~29.5㎓)에 더해 4.7㎓ 대역 100㎒ 폭 (4.72∼4.82㎓)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28㎓ 대역은 50㎒ 폭 12개 블록으로, 4.7㎓ 대역은 10㎒ 폭 10개 블록으로 나눠 수요 기업의 신청에 따라 적정 대역 폭을 할당한다. 예컨대 사업자가 10㎒ 폭 10개 블록을 모두 신청할 수도 있지만, 최종 할당은 과기정통부가 심사해 이를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해 놨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같은 건물일지라도, 높은 빌딩의 경우 위층 따로 아래층 따로 할당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1월 발표에서 28㎓ 대역 600㎒ 폭(28.9~29.5㎓)을 우선 공급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날 공급 방안에서 추후 검토 예정이었던 서브6 대역을 포함해 발표해 수요 기업들의 기대에 부응하게 됐다.
이창희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서브6 대역을 동시 공급한 데 관해 “B2B 서비스 조기 활성화를 위해 시장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주파수를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서브6 대역 중 4.7㎓ 대역을 발굴한 배경에 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어렵게 찾은 주파수 대역”이라고 설명했다.
서브6 대역 발굴에 애를 먹은 배경에는 이통사의 이해관계도 얽혀 있다.
이통사에 인접한 대역인 3.7~4.0㎓ 대역을 분배할 경우 3.60~3.70㎓을 할당받은 SK텔레콤(SKT)의 반발이 예상되는 탓이다.
SKT는 2018년 경매 당시 3.7㎓ 대역 이상에서 추가 할당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특화망이라는 주파수 성격을 고려해 지역적으로 공동 사용할 수 있는 대역을 찾았고, 서해안과 일부 동해안의 도서 지역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하던 주파수를 발굴했다”며 “해당 시설자와 협의를 거쳐 이 구간을 특화망으로 분배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네이버, 세종텔레콤 등 기존 수요 기업은 일단 어떤 주파수를 신청할지 지속 검토 중이지만, 일단은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것을 반길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가 4.7㎓ 대역을 말 그대로 어렵게 찾은 이유 역시 수요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였다. 앞서 네이버는 서브6 대역을 특화망으로 쓸 수 있게 해달라고 과기정통부에 요청했고, 세종텔레콤도 서브6 대역에 관심을 표했다.
내달 ‘5G 특화망 모바일 카라반’이라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세종텔레콤은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텔레콤 관계자는 “카라반 조성과 관련해 내달 지역 업체와 MOU를 체결할 계획인데 지역 사회, 파트너 사업자 등과 조율할 필요가 있다”며 “28㎓ 대역과 서브6 대역 모두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역시 구체적인 주파수 사용 계획에는 말을 아끼며 “5G B2B 생태계의 조기 조성을 위해 정부가 지속해서 정책을 내놓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네이버는 올해 완공 예정인 판교 신사옥에서 자율주행 로봇 실증을 위한 5G 특화망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5G 특화망 주파수 공급은 10월부터 신청을 받으며 공급 시기는 11월 말로 예정됐다. 신청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수요 기업들은 그 전까지 구체적인 사업화를 검토하고, 주파수 할당 계획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