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을 부동산업체 ㈜성정이 인수한다.
17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골프장 관리ㆍ부동산임대업체 성정은 이날 오전 매각 주관사에 이스타항공 우선 인수권을 행사하겠다는 공문을 보냈으며 매각 주관사가 이를 법원에 제출했다.
성정은 다음 달 2일까지 실사를 거친 후 이스타항공과 투자 계약을 맺고, 부채 상환, 유상증자 등 계획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다음 달 20일까지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성정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한 뒤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했다. 공개입찰에서는 쌍방울그룹이 단독 입찰했다.
성정의 투자 계약 체결 당시 인수금액은 1000억 원가량이며 쌍방울그룹은 본입찰에서 이보다 100억 원 많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성정이 인수금액을 높여 쌍방울과 동일한 가격 및 조건에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금액이 같더라도 성정이 우선매수권 행사 의사를 밝히면 서울회생법원은 성정을 이스타항공 최종 인수자로 확정하게 된다.
성정은 충청도 부여에 본사를 두고 골프장 관리업, 부동산임대업, 부동산개발업 등을 하고 있다. 관계사로는 27홀 골프장인 백제컨트리클럽, 토목공사업체인 대국건설산업 등이 있다.
성정의 지난해 매출은 59억 원에 불과하다.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의 매출은 각각 178억 원, 146억 원이다.
기업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오너 일가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의 대표는 형남순 회장이 맡고 있으며, 성정은 형 회장의 아들인 형동훈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인수 후 골프ㆍ레저ㆍ숙박 등과 연계해 관광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설립된 이스타항공은 2019년부터 심각한 경영난으로 인해 M&A를 추진해왔으며 제주항공의 인수가 결정됐으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해 7월 인수가 무산됐다. 이에 올해 1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2월 법원이 회생절차를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