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호조·경기 개선 기대감 등 우호적 환경 한몫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3일 롯데물산의 3·5년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 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3년물 1500억 원 모집에 6300억 원, 5년물 500억 원 모집에 4450억 원의 주문이 몰려 총 1조750억 원의 투자 주문이 들어왔다.
롯데물산은 수요예측이 흥행함에 따라 11일 최대 4000억 원까지 증액 발행할 계획이다.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은 롯데월드타워 소유권 지분과 롯데쇼핑·호텔롯데 지분 취득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한화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 등도 올해 회사채 완판에 성공했다. 롯데건설은 2월 1200억 원 회사채 모집에 7100억 원의 주문을 확보해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투자심리 회복에 건설사들은 저마다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주택사업 호조에 정부의 주택 공급 기대감까지 맞물리면서 건설사 회사채는 인기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22일 회사채 1500억 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도전한다. 수요예측 흥행 시 최대 3000억 원까지 증액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7, 8월 1500억 원의 회사채 만기 상환에 쓰일 예정이다. 만기구조는 3·5·7년물로 29일 발행 예정이다.
DL이앤씨도 8일 3년물 회사채 1500억 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5년물 500억 원에 대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기업 분할 후 첫 회사채 발행이다. 16일 발행 계획으로 최대 4000억 원을 검토하고 있다.
중견 건설사인 한양도 2년물 3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다음 달 10일 수요예측으로 18일 발행할 계획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600억 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 중이다. 한양은 9월 300억 원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
이밖에 GS글로벌과 보령LNG터미널이 각각 800억, 900억 원의 회사채를 이달 중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다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건설사 회사채는 미매각되는 등 흥행 실패로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건설업황 개선 기대감에 상황이 반전됐다. 건설사들이 1분기 호실적을 거두며 신용도 전망이 상향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건설사들의 신용도가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유동성 관리 강화에 따른 자금 수요로 회사채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정책으로 선회하면서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고 주춤하던 해외 실적도 하반기부터는 점차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