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변수로 등장한 해커들…세계 최대 육류업체 공격에 공급망 불안 고조

입력 2021-06-02 13:4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백악관, 러시아 범죄집단 소행 가능성 제기
경제서 핵심 역할 기업 잇따라 표적
JBS “2일 공장 대부분 가동할 수 있어”
사태 조속히 정상화 안 되면 육류 가격 상승 유발

▲지난해 5월 12일 JBS 회사 로고가 호주 브리즈번 서쪽 시설 입구에 걸려 있다. 브리즈번/AP연합뉴스
▲지난해 5월 12일 JBS 회사 로고가 호주 브리즈번 서쪽 시설 입구에 걸려 있다. 브리즈번/AP연합뉴스
해커들이 에너지에 이어 이번에는 육류 공급망을 표적으로 삼았다. 세계 최대 육류업체에 대한 랜섬웨어 공격을 감행하면서 가뜩이나 최근 취약해진 공급망의 불안을 고조시키고 것이다. 생활에 꼭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다루는 기업을 겨냥한 사이버 범죄가 잇따라 일어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글로벌 육류 대기업 JBS의 미국 자회사가 사이버 공격을 받은 것과 관련해 러시아에 거점을 둔 범죄 집단의 소행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이날 “JBS로부터 러시아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보이는 범죄 조직이 몸값을 요구해왔다고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브라질 JBS의 미국 자회사 JBS USA는 지난달 30일 사이버 공격을 처음 감지했으며, 북미와 호주 IT 시스템을 지원하는 서버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해커들의 공격이 이번에는 북미와 호주 육가공 시장에서 2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를 향한 것이다. 이번 공격에 따라 지난 이틀 동안 수천 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업무가 중단됐다. JBS 호주 공장에서 대부분 일용직으로 구성된 직원이 최대 7000명,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최소 3000명의 근로자가 이번 랜섬웨어 공격으로 일손을 놓게 됐다. 특히 이번 랜섬웨어 공격은 지난달 미국 최대 송유관 업체 콜로니얼파이프라인에 이어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더욱 이목을 끌었다.

▲미국 쇠고기 시장 업체별 점유율. 오른쪽 하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JBS/타이슨/카길/루카디아/기타. 출처 블룸버그
▲미국 쇠고기 시장 업체별 점유율. 오른쪽 하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JBS/타이슨/카길/루카디아/기타. 출처 블룸버그
다행히도 JBS 측은 이번 사태를 재빨리 수습하고 정상화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다. JBS는 이날 “일부 서버를 표적으로 한 사이버 공격에 따른 조업정지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며 “세계 각지 공장 대부분이 2일 조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자사의 돼지고기·가금류·가공식품 공장의 일부는 계속 조업을 하고 있으며, 캐나다에 있는 소고기 공장도 생산을 재개했다”고 덧붙였다.

잇달아 벌어진 일련의 사이버 공격은 해커들이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험에 또 다른 변수로 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미 미국은 지난달 콜로니얼 사태로 극심한 인플레이션 위협을 경험한 바 있다. 콜로니얼이 지난달 7일 해커집단 다크사이드의 랜섬웨어 공격으로 모든 시스템 운영을 중단하게 되면서 휘발유 가격이 6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게 된 것이다. 백악관 역시 당시 송유관 운영 중단과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정부의 인플레이션 전망에 영향을 미치냐는 물음에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을 정도다.

이번 육류 공급망에 대한 공격도 자칫하면 가격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업 전문 리서치 업체 앨런데일의 리치 넬슨 수석 전략가는 “JBS에 대한 사이버 공격 영향이 2주 지속하면 도소매 가격이 20% 정도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육가공 업체들은 레스토랑 영업 재개와 바비큐 시즌을 맞아 이미 풀가동 상태에 있다.

사이버 보안 분석회사 레코디드퓨처의 앨런 리스카 선임 보안 설계자는 “지난해 5월 이후 식품회사를 대상으로 한 랜섬웨어 공격은 밝혀진 것만 40건이 넘는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어떤 주담대 상품 금리가 가장 낮을까? ‘금융상품 한눈에’로 손쉽게 확인하자 [경제한줌]
  • 2025 수능 시험장 입실 전 체크리스트 [그래픽 스토리]
  • "최강야구 그 노래가 애니 OST?"…'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를 아시나요? [이슈크래커]
  • 삼성전자, 4년 5개월 만 최저가...‘5만 전자’ 위태
  • 고려아연, 유상증자 자진 철회…"신뢰 회복 위한 최선의 방안"
  • 재건축 추진만 28년째… 은마는 언제 달릴 수 있나
  • 법원, 이재명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생중계 불허…“관련 법익 종합적 고려”
  • ‘음주 뺑소니’ 김호중 1심 징역 2년 6개월…“죄질 불량·무책임”
  • 오늘의 상승종목

  • 11.1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4,832,000
    • -0.48%
    • 이더리움
    • 4,519,000
    • -4.4%
    • 비트코인 캐시
    • 589,000
    • -6.73%
    • 리플
    • 956
    • +3.02%
    • 솔라나
    • 296,000
    • -3.77%
    • 에이다
    • 766
    • -10.2%
    • 이오스
    • 771
    • -3.87%
    • 트론
    • 250
    • -1.19%
    • 스텔라루멘
    • 179
    • +2.87%
    • 비트코인에스브이
    • 77,950
    • -8.62%
    • 체인링크
    • 19,200
    • -6.48%
    • 샌드박스
    • 400
    • -6.9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