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클래스’는 함부로 사용하기 어려운 칭호다. 특별함, 최고라는 뜻을 담고 있어서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이름에 걸맞게 브랜드 최고의 기술력과 주행 성능, 고급스러움을 갖춘 플래그십 세단이다. 1951년 첫 출시 후 세계적으로 400만대 이상 팔리며 대표적인 럭셔리 세단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지난달 국내 시장에 공개된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7세대 완전 변경 모델이다. 첨단 기술은 물론이고 주행의 즐거움과 편안함까지 한층 끌어올려 S-클래스라는 이름의 가치를 높이려 했다.
6일 경기도 용인 메르세데스-벤츠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 신형 S-클래스를 만났다. 시승한 차는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 400d 4MATIC이다.
S 400d는 5m 넘는 길이(전장)와 기존 모델보다 81㎜ 늘어난 축간거리(휠베이스)로 웅장한 외관과 넉넉한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실내에서는 12.8인치에 달하는 센트럴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큼직한 크기 덕분에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편의 기능을 쉽게 제어할 수 있도록 해준다. 가로가 더 긴 디스플레이를 갖춘 타 브랜드와 달리 정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를 띠고 있어 직관적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차는 3.0리터 6기통 디젤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71.4㎏ㆍm의 힘을 낸다. 여기에 9단 변속기와 벤츠 고유의 네 바퀴 굴림 시스템을 맞물린다.
시승은 경기도 용인에서 충남 아산까지 가는 편도 73㎞ 구간에서 진행됐다. 고속 주행구간이 대부분인 경로에서 S 400d는 넘치는 힘을 가감 없이 발휘한다. 저속과 고속에서 모두 거대한 차체를 경쾌하게 앞으로 밀어낸다. 특히, 고속 주행 시 순식간에 가속이 붙어 속도감을 잃을 정도다. 디젤 엔진임에도 실내는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정숙하다.
S 400d가 갖춘 2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편안한 운전을 돕는다. 내비게이션에는 증강현실(AR) 기술이 적용돼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도로가 복잡하더라도 실제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활용해 길을 안내해주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
“안녕, 벤츠”라고 말하면 음성 인식 기능도 실행되는데, 운전자의 말을 알아듣는 능력이 훌륭하다. 다만, 생각만큼 많은 기능을 수행할 순 없었다. 한두 번은 터치로 선택해줘야 원하는 설정을 바꿀 수 있다.
기본 적용된 에어매틱 서스펜션 덕분에 회전 구간이나 불규칙한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다. 연비는 1리터당 12.6㎞였다. 공인 복합연비는 11.4㎞다.
돌아오는 길에는 전문 기사가 운전하는 더 뉴 S 580 4MATIC을 뒷자리에 타고 이동할 기회가 제공됐다. S 580은 3125㎜에 달하는 휠베이스로 광활한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쇼퍼 패키지도 기본 적용해 뒷좌석 승객의 편안한 이동에 집중했다. 터치 한 번이면 1열 동반석 시트가 최대 37㎜ 앞으로 이동한다. 성인 남성이 다리를 쭉 뻗을 수 있을 정도의 넓은 공간이 제공된다. 시트 등받이 각도는 43.5도까지 뒤로 젖혀지고, 온열 마사지 기능까지 갖춰 이동 중에 편안한 휴식도 문제없다.
S-클래스 모든 모델에는 선택 사양으로 ‘리어-액슬 스티어링’ 기능이 제공된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뒷바퀴도 움직여 조향각을 줄여주는 기능이다. 시속 60㎞ 이하에서는 뒷바퀴가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고, 60㎞ 이상에선 앞과 같은 방향으로 조향 된다. 주차나 유턴, 좁은 골목길을 운전할 때 편리하고, 고속 주행 시에도 더 부드러운 회전을 도와 승차감을 끌어올린다.
가격은 S 400d가 1억6000만 원, S 580이 2억1860만 원이다. 최고에만 허락되는 'S-클래스'라는 칭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그 이름을 가질 자격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