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세계 4위 부자도 ‘워라밸’ 때문에…빌 게이츠 부부 27년 결혼생활 종지부

입력 2021-05-04 11:44 수정 2021-05-0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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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통한 자선사업은 계속 협력하기로
“결혼 생활 힘들었다” 과거 멀린다 인터뷰 재조명

▲빌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 부부가 2019년 2월 1일 게이츠 부부가 미 워싱턴주 커클랜드에서 인터뷰하며 웃고 있다. 시애틀/AP뉴시스
▲빌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 부부가 2019년 2월 1일 게이츠 부부가 미 워싱턴주 커클랜드에서 인터뷰하며 웃고 있다. 시애틀/AP뉴시스
세계 4위 부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그의 아내 멀린다 게이츠가 약 27년간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기로 했다.

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빌과 멀린다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 관계와 관련한 많은 고민과 노력 끝에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부로서 더 이상 함께 성장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시애틀 킹카운티 지방법원에 제출한 이혼 신청서에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결혼이 파경에 이르렀다"고 적었다.

구체적인 이혼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멀린다가 결혼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던 과거 인터뷰가 주목받고 있다. 결혼 25주년이었던 지난 2019년 멀린다는 선데이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결혼 생활이 때때로 믿기 힘들 정도로 고통이었다"고 토로했다.

빌과 멀린다를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만든 배경에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제가 꼽힌다. 멀린다는 당시 인터뷰에서 수년 전 세 명의 아이들 외출 준비를 돕거나 차를 챙기는 대신, 윈스턴 처칠의 책을 뒤지고 있었던 남편에게 화가 났었던 일을 회상했다. 멀린다는 빌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인내심뿐이었다고 말했다.

사실 워라밸은 그들이 결혼하기 전에도 쟁점이 됐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5년 동안 하루 16시간을 일했다고 한다. 멀린다는 “그는 결혼을 결정할 때 가장 큰 고민이 ‘내가 직장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결혼 당시 고민을 끝내 풀지 못한 채 각자의 인생을 살기로 했지만 둘은 2000년 질병·기아 퇴치와 교육 확대를 위해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 '빌앤드멀린다 게이츠 재단' 운영은 협력하기로 했다.

무려 146조 원에 달하는 재산분할에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이혼 신청서에 따르면 빌과 멀린다는 "자녀 가운데 막내가 최근 만 18세가 돼 민법상 미성년자가 없다"면서 재산분할 합의를 승인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두 사람은 멀린다가 MS에 입사한 것을 계기로 만났다. 사내연애를 거쳐 1994년 하와이에서 결혼했고 3명의 아이를 뒀다. 65세의 빌은 지난해 3월 MS 이사직에서 퇴임하고, 현재 자선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멀린다 역시 자선 사업에 열심이다. 그는 미국에서 여성의 영향력과 힘을 증진시키기 위해 10억 달러(약 1조1200억 원)를 쓰겠다고 밝혔다. 마켓워치는 “자선 기부 분야에서 여성을 위해 돈을 사용하는 일은 드물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 인디애나대학 릴리기부문화연구소에 있는 여성 자선 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여성에게 돌아간 기부금은 전체의 1.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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