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구가 재계와 종교계 등 각계에서 쏟아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삼성 총수 공백 사태가 장기화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대한상공회의소, 경총,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5개 단체 명의로 청와대 소관부서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 단체는 건의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화가 가속하면서 핵심 부품인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도 새로운 위기와 도전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치열해지는 반도체 산업 경쟁 속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그동안 쌓아 올린 세계 1위의 지위를 하루아침에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글로벌 산업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할 중요한 시기"라며 "과감한 사업적 판단을 위해선 기업 총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기업의 잘못된 관행과 일탈은 엄격한 잣대로 꾸짖어야 함이 마땅하지만, 기업의 본분이 투자와 고용 창출로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데 있다고 본다면, 이재용 부회장이 하루빨리 우리 반도체 산업을 지키고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할 수 있도록 화합과 포용의 결단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건의는 종교계와 기타 단체 등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유교의 중앙기관인 성균관은 26일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균관은 성명서를 통해 "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부여해 지금의 여러 어려움을 앞장서서 해결하도록 독려하는 것도 이 부회장이 지난날의 과오를 용서받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에는 대한불교조계종 25개 교구 본사 주지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이 부회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는 지난 2월에 이어 이달 15일에도 또 이 부회장 사면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청와대로 보냈다.
국내 최대 노인단체인 대한노인회도 최근 "전 세계 반도체 경쟁에 대비하고 코로나19 백신 확보 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특별사면을 건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건의가 줄을 잇고 있다. 올해 들어서 13건의 건의가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 생태계의 선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 부회장이 오너십을 발휘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