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리 총리는 전날 바이징에서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부 장관과 미·중 무역위원회 관계자,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20여 명과 함께 화상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변화 대응, 인문 교류 강화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중국 측에서는 리 총리와 함께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장관)이 이날 회의에 함께했다.
리 총리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대화와 실용적 협력을 강화하고, 차이점을 적절하게 관리해 양국 관계를 전면적인 안정으로 이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미 양국 정상이 전화 회동에서 형성한 공감대에 따라 비충돌과 비대립, 상호 존중 및 협력 상생의 정신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며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존중하면서, 소통 강화 및 실무 협력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측의 서로 다른 의견을 잘 조율하면서 중미 관계의 전반적인 안정을 꾀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도 40여 개 기업 대표를 만나 기술이전 강제나 지식재산권 문제 등을 놓고, 미국 기업과의 대화를 환영한다며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NDRC 고위 관계자는 이 모임에 참석한 인텔, 존슨앤드존슨(J&J), IBM 등에 대해 중국이 내건 2021~2025년 개발 계획을 명시하고, 전기자동차(EV)나 탄소중립, 디지털 경제 등의 분야에서 큰 협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회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들어서도 미·중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진행됐다. 앞서 미국과 중국 양국은 지난달 알래스카주에서 1박 2일간의 고위급 담판을 벌였지만, 갈등만 확인한 채 공동 발표문 없이 빈손으로 회담을 마무리했다. 바이든 정권하에서 이뤄진 첫 고위급 회담이었지만, 세계 2대 경제 대국의 격렬한 긴장감만을 드러냈던 것이다. 당시 CNN방송은 “미·중 알래스카 회담은 새로운 시대에 대한 불길한 시작”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