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진행 중인 한국타이어의 주주총회가 오늘 열린다. 올해부터 감사위원ㆍ사외이사 선임 시 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면서 소액주주의 선택에 따라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와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는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 장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최대주주인 차남 조현식 사장은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인다.
앞서 조현식 부회장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대 교수를 한국앤컴퍼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했다. 반면, 조현범 사장과 사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김혜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맞추천했다.
양측은 이날 오후 1시 30분 열리는 주총에서 각 후보자 선임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일괄 표결해 더 많은 표를 얻는 쪽이 선임되는 방식을 택할 예정이다.
지분 구조로는 조 부회장 측이 조 사장에게 밀린다. 현재 한국앤컴퍼니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조현범 사장 42.9% △조현식 부회장 19.32% △차녀 조희원 씨 10.82%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 나눔재단 이사장 0.83%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예전 같으면 다수 지분을 가진 조현범 사장의 뜻에 따라 사외이사가 무난히 선임됐겠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감사위원 선임 시 주주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 룰’이 시행돼서다. 조 부회장과 조 사장 모두 의결권을 3%까지만 행사할 수 있다.
결국, 지분 22.61%를 보유한 소액주주의 뜻에 따라 사외이사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소액주주의 표심을 파악하기 어렵고, 국민연금과 의결권자문사도 각자 다른 의견을 내놓으며 결과는 가늠하기 어려워진 상태다. 지분 5% 미만을 보유한 국민연금은 조현식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글로벌 의결권자문사 ISS 역시 마찬가지다. 반면, 또 다른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는 사 측이 추천한 김혜경 교수를 선임하는 안에 찬성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진행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총 역시 장녀 조희경 이사장과 조현범 사장 측이 감사위원 사외이사 선임을 놓고 대립할 예정이다. 조 이사장은 경영권 다툼에 깊게 관여하고 있진 않지만, 조현식 부회장과 뜻을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 측은 이미라 제네럴일렉트릭(GE) 한국 인사총괄을, 조 이사장 측은 이혜웅 비알비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이사를 후보로 각각 추천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구조는 지난해 말 기준 △한국앤컴퍼니 30.67% △조양래 회장 5.67% △조희경 이사장 2.72% △조현범 사장 2.07% △조희원 씨 0.71% △조현식 부회장 0.65% 등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