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부양책 끝나면 무슨 일 벌어지나...중국증시에 답 있어

입력 2021-03-25 14:39 수정 2021-03-2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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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300지수, 13년 만에 최고치 기록한 지 한 달 만에 15% 하락
중국 출구전략 신호에 시장 불안 커져
다른 금융시장에도 발작 도미노처럼 이어질 수도

중국 정부의 긴축 움직임에 증시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조기 통제한 데 이어 올해 경제성장도 목표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부양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특히 자산 버블과 부채 급증 우려가 출구전략 필요성을 키웠다. 전 세계 정부와 중앙은행이 코로나19 시대 펼쳤던 대규모 경기부양 모드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을 때 시장에 닥칠 후폭풍을 중국이 보여주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날 중국증시 대형주 벤치마크인 CSI300지수는 전날보다 1.6% 떨어진 4928.69를 기록했다. 지난달 10일 13년 만에 최고치(5807.72)를 기록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15% 빠진 것이다. 약세장 진입을 의미하는 200일 이동평균선 하향 돌파까지는 2%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증시는 지난해부터 연초까지 코로나 사태 속 막대한 유동성과 기술주 랠리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증시 열기가 빠르게 식기 시작한 것은 당국이 긴축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율 목표를 작년의 3.6%보다 낮은 3.2%로 제시했다. 또 인프라 투자 등에 투입되는 지방정부 채권 발행 규모를 전년보다 1000억 위안(약 17조3460억 원)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썼던 고강도 경기부양책의 역효과로 부채 증가와 자산 거품 우려가 커지자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출구전략 신호에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CSI300지수가 결국 하락세로 돌아서 올해 상승분을 다 토해내자 중국 정부는 경착륙은 없다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긴축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중국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증시 발작이 전 세계 금융시장에 도미노처럼 나타날 수 있다는 게 더 큰 우려다. 중국이 전 세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가장 먼저 겪고 또 탈출했다는 점에서 증시 부진 또한 앞으로 다른 나라에 닥칠 일의 ‘미리보기’라는 해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흥국들은 커지는 인플레이션 압박에 줄줄이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17일 기준금리를 2.00%에서 2.7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터키와 러시아 등도 브라질의 뒤를 이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그에 따른 긴축 가능성을 거듭 일축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며 “설령 과도한 물가 상승이 일어나더라도 대처할 수단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은 이미 미국의 빠른 경제회복과 그에 따른 물가 상승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미국 장기물 국채 금리 상승이 대표적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도 계획보다 앞당겨질 것임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 급등으로 최근 전 세계 증시가 흔들리고 있지만, 아직 중국만큼 가파른 하락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글로벌 증시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류페이첸 냇웨스트마켓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증시 폭락은 앞으로 다른 나라가 부양 모드에서 벗어날 때 얼마나 어려움을 겪게 될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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