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성과급 해명해주시죠."
연초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성과급 논란'이 다른 업종의 대기업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과 수퍼마켓 등의 사업을 하는 GS리테일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GS리테일의 내부 익명 커뮤니티(블라인드)에는 '사장님 성과급 해명해주시죠'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을 게시한 익명의 GS리테일 직원은 글에서 "저희(일반 직원)는 영업이익이 성과급 기준 지급에 미달해 위로금을 지급하고 대표(허연수 부회장)와 조(윤성) 사장은 성과급을 받아가는 것이냐"라며 "일반 직원과 기준이 다르겠지만, 상대적 박탈감은 어떻게 하실 거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성과급 반납할 생각 없으시겠죠? 해명해 주시죠"라고 덧붙였다.
직원들은 성과급 지급 과정에서 '지급 여부'보다는 '공정성'이 결여돼 있다는 데 분노하고 있다.
실제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는 올초 고과별로 최소 개인 명절상여 기준 80~120%의 '격려금'을 받았다. 그런데 격려금 지급 당시 조윤성 사장의 설명이 화근이 됐다. 조 사장은 "영업이익이 성과급 지급 기준에 미달할 것으로 추정돼 성과에 따른 성과급은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CEO(허연수 부회장)께서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에 감사하며 내년을 도약하는 의미로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에게는 성과급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 격려금을 준다고 설명하고서 정작 허연수 부회장과 조윤성 사장은 성과급 성격인 상여금을 받았다. GS리테일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허 부회장과 조 사장은 지난해 회사로부터 각각 보수총액 17억100만 원, 9억3400만 원을 받았다. 이 가운데 허 부회장은 상여로 5억6500만 원을, 조 사장은 1억8100만 원을 각각 받았다.
GS리테일은 공시를 통해 조 사장의 상여에 대해 "2019년 편의점 매출은 6조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7% 늘었고, 영업이익은 256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5% 신장했다"며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위기극복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한 점을 고려해 1억8100만 원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GS리테일은 경영진에만 높은 성과급이 지급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GS리테일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상 공시된 임원 성과급의 경우 2019년 실적 귀속 성과급으로, 구성원의 경우도 성과에 따라 최대 600%의 성과급이 지급돼 경영진만 높은 성과급이 지급됐다는 부분은 오해”라며 “다만 지난해 편의점사업부의 경우 경영목표에 미달해 성과급 대신 격려금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그러면서 “향후 성과급 제도와 관련해 구성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