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가 조건부 허가 단계에서 고배를 마셨다. 2월 셀트리온의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가 탄생한 이후 2호 개발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종근당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 '나파벨탄주'에 대해 임상 3상을 거쳐 정식 품목허가 절차를 밟겠다고 19일 밝혔다. 임상 3상은 600명의 중증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외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승인을 받는 대로 임상에 돌입, 품목허가를 추진할 것"이라며 "허가까지 시일이 걸리게 된 것일 뿐 실패한 치료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종근당은 러시아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나파벨탄주의 임상 2상을 진행, 지난 8일 식약처에 3상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전날 열린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 회의에서 임상 2상 결과만으로는 허가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나파벨탄주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고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를 모으던 치료제였다. 그러나 검증 자문단은 이 약이 환자들의 임상적 개선 시간과 바이러스 음전 소요시간이 표준치료와 차이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검증 자문단은 중증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치료 효과를 확증할 수 있는 추가 임상결과를 제출받아 허가심사할 것을 권고했다"며 "나파벨탄주의 3상 임상시험계획을 충실히 설계해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이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의 조건부 허가를 획득하면서 2호 치료제의 탄생 시점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렉키로나주에 이어 상용화를 준비하던 기업은 종근당과 대웅제약, GC녹십자가 있다. 대웅제약은 이미 '호이스타정'의 임상 2a상 중간결과에서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 조건부 허가를 보류했다.
이에 따라 남은 치료제는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 'GC5131A'다. GC녹십자는 GC5131A의 조건부 허가를 다음 달 신청할 예정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임상 결과 데이터 분석을 마치는 대로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다"면서 "4월 중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GC5131A의 임상 2상은 고위험군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아 40건 이상 쓰였다는 점에서 허가 가능성이 크다. 회사가 예정대로 조건부 허가를 내면 식약처의 신속심사 프로그램에 따라 늦어도 5월 중 결론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