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과자 브랜드들이 '회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장수 브랜드가 유난히 많은 제과업계는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젊은층의 선호도를 발빠르게 파악해 젊은 브랜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는 신제품 개발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오랜 세월 쌓은 인지도를 이어가는 방식을 통해 매출 신화를 새로 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해태제과는 크래커 ‘에이스’의 새로운 맛으로 ‘뉴욕치즈케이크’를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기존 에이스 크래커에 뉴욕치즈케이크의 주원료인 크림치즈를 더했다. 에이스는 해태제과가 1974년 출시한 국내 최초 크래커 제품으로 올해로 출시 47년을 맞았다.
앞서 해태제과는 한정판으로 에이스 초코맛, 치즈맛, 에이스 샌드 등 맛이나 형태를 변형한 확장판을 내놓은 적이 있지만, 정식으로 젊은 층을 겨냥해 에이스 상시제품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신제품은 일상에서 아메리카노 커피를 즐겨 마시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젊은 에이스 버전'이다. 단맛을 살짝 살려 진한 치즈 맛을 살리고 소금은 절반으로 줄여 치즈케이크의 맛을 살렸다. 따뜻한 커피믹스에 잘 어울리는 오리지널에 이어 아메리카노 커피와 함께 즐기면 더 맛있는 새로운 에이스로 ‘뉴욕치즈케이크 맛’을 개발했다는 게 해태제과 측의 설명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이번 제품은 50년 가까이 사랑받아온 에이스의 젊은 시도”라며, “2년이 넘는 연구개발로 아메리카노와 최적의 맛 조합을 찾아낸 만큼 세대를 뛰어넘는 커피 디저트 과자로 환영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스무 살을 갓 넘긴 롯데제과의 빈츠도 이날 '빈츠 카페모카'로 재탄생했다. 롯데제과가 빈츠의 변신을 시도하는 건 '빈츠 호밀통밀맛' 이후 10년 만이다.
2000년 출시된 빈츠는 매년 약 3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초콜릿 과자류에서 빼빼로 다음으로 인기를 누리는 롯데제과의 효자상품이다. 지난해에는 매출 330억 원을 돌파하며 2019년보다 15%가량 매출이 증가하기도 했다.
이번 신제품은 과자에 커피와 시나몬 향을 사용해 카페모카의 풍미를 내는 것이 특징으로, 과자 한 쪽 면에는 초콜릿이 코팅돼 있어 커피와 함께 어우러지는 조화로운 맛을 낸다.
롯데제과 역시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늘어난 '홈카페족'을 겨냥해 이번 신제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홈카페 족이 늘면서 커피와 함께 즐기기 좋은 ‘빈츠’에 대한 수요도 높아진 것으로 보고 달콤한 카페모카 맛을 살린 제품을 개발, 홈카페용 디저트를 확장시켰다.
'회춘' 활동에 가장 열심인 제과 업체는 단연 오리온이다.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티징' 형태로 신제품을 예고하면서 MZ세대들과 소통을 활발히 하는 것도 비결이다.
오리온이 꼬북칩을 재해석해 지난해 9월 선보인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은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메가 히트작 반열에 올라서기도 했다. 출시 50일 만에 350만 봉 판매를 돌파한 이후 두 달여간 판매량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12월 33억 원의 월 최고 매출을 기록하며 지난해 하반기 최고 히트상품으로 등극했다.
스테디셀러 '고래밥'을 초코맛 시리얼로 재해석한 ‘오!그래놀라 초코고래밥’도 출시했다. 출시 전 공식 인스타그램으로 신제품을 예고하기도 했다. 오리온은 ‘초코송이’의 모자만 떼어 만든 초콜릿 ‘송이모자’와 초코송이의 하얀색 버전인 ‘하양송이’도 잇달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