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라면 수출액이 6억 달러를 돌파하며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영화 ‘기생충’ 등으로 한국 음식의 인기가 높아진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간편식이 대세로 떠오르면서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6억362만 달러로 전년보다 29.3% 늘었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1086.3원)로 환산하면 6700억 원 수준이다. 같은해 라면 수입액은 468만 달러(51억8000만 원)로 수출액이 수입액의 약 130배인 셈이다.
국가별로 중국 수출액이 1억5000만 달러(1660억 원)로 전체의 24.7%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고, 미국(8200만 달러, 약 908억 원))과 일본(5500만 달러, 609억 원), 태국(2700만 달러, 299억 원), 필리핀(2400만 달러, 266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일부 식품업에들이 해외에 공장을 두고 현지에서 직접 라면을 생산·판매하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라면의 글로벌 판매액은 이보다 훨씬 크다. 농심의 경우 미국과 중국에 공장을 두고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을 생산해 판매한다. 팔도는 러시아와 베트남에서 라면을 생산·판매한다.
실제 농심의 경우 작년 라면 수출액은 3억4950만 달러(약 3869억 원)인데 미국법인 매출이 3억2600만 달러(약 3609억 원), 중국법인은 3억1500만 달러(약 3487억 원)로 잠정 집계됐다. 농심의 글로벌 라면 판매액은 9억9050만 달러로 1조 원을 넘는 셈이다.
신세계푸드의 ‘대박라면’도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1000만 개를 돌파해 전년 대비(2019년 305만 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라면 업체들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농심은 해외 사업 급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2조6398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2.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3.4% 성장한 1603억 원을 기록했다. ‘진라면’으로 유명한 오뚜기도 작년 영업익이 33.8% 증가한 1984억 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도 붉닥시리즈와 미국 수출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라면의 인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국에서도 ‘집콕’ 생활이 늘면서 K라면이 비상식량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이슈가 된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