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 일주일간 미국산 옥수수 수입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새 미국 행정부에 보내는 우호적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미국 농무부 자료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일주일간 중국 측이 586만 톤의 미국산 옥수수를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직전 주의 7만여 톤과 비교해도 구매 규모가 급속히 커졌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9월 끝나는 2020~2021 무역 연도에 중국이 미국산 옥수수 1750만 톤을 수입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전 무역 연도 대비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미 농무부는 또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2020~2021 무역 연도 중국에 수출될 옥수수, 대두 수입량을 각각 300만 톤씩 상향 조정하는 등 올해 자국 농산물의 대(對)중국 수출 전망을 낙관했다.
미국과 중국은 작년 1월 양국 간 ‘관세 난타전’을 더 악화시키지 않는 것을 전제로 중국이 미국에서 농산물을 포함한 대량의 상품·서비스를 추가 구매하는 것을 골자로 한 1단계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
중국이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직후 대규모 옥수수 구매에 나선 것은 새 미국 행정부에 우호적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적지 않은 전문가가 미중 신냉전을 맞아 중국이 수입 의존도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향후 내부 식량 증산에 박차를 가하면서 식량 안보를 강화한다는 관측에서다.
로리 그린 TS롬바르드 이코노미스트는 SCMP에 “올해 하반기 중국의 돼지가 부족 상태에서 남아도는 상태로 바뀜에 따라 올해까지는 중국의 (사료용) 옥수수 수입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과도한 외부 식량 의존은 근본적으로 새롭게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자립 경제와 국가 안보와 양립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의 농업 컨설턴트인 마원펑은 중국의 올해 곡물 수입이 작년과 비교해 안정세를 유지하거나 심지어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측이 앞선 계약분만 우선 구매하고 신규 구매 계약을 많이 체결하지는 않는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