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현재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농성 중인 청소근로자 30명 전원을 여의도 인근 마포대로에 있는 ‘LG마포빌딩’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만 65세 노조원도 계속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9일 LG에 따르면 빌딩관리 계열사인 S&I코퍼레이션(이하 S&I)과 건물 미화 업체 지수INC 이날 고용노동부 남부지청 중재로 열린 두 번째 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노조 측에 전달했다.
이날 회의에는 사용자 측과 농성 중인 청소근로자 대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말 청소용역계약이 해지된 이후에도, S&I와 지수INC는 농성 중인 노조원들을 다른 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게 한다는 고용 유지 입장을 유지해 왔다”라며 ”하지만 노조 측에서 ‘여러 사업장에 흩어져 근무할 경우 노조가 와해될 수 있어 트윈타워에서 전체 노조원의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고 주장해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안을 노조 측이 받아들이면, 노조 와해 우려도 불식될 것이라는 게 사 측 입장이다. LG마포빌딩은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약 3㎞, 대중교통으로 10여 분 거리에 위치해 출퇴근 환경도 비슷하고, 노조 전원이 같은 곳으로 이동하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제안에는 기존 고용 유지안에선 제외됐던 만 65세 이상 노조원들의 고용 유지 조항도 포함됐다. 회사 측은 만 65세 이상 청소근로자와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 근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논란은 S&I가 지난해 12월 31일을 끝으로 지수INC와 용역계약을 종료하고, 백상기업과 새 용역계약을 체결하며 발생했다. 백상기업은 지수아이앤씨 소속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아 청소노동자 80여 명이 지난달 1일 집단해고 됐기 때문이다.
해고된 청소노동자들은 파업을 선언하고 두 달 가까이 사 측에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그러나 LG 측은 농성 중인 노조원이 트윈타워에서 일하려면 신규 채용된 인력이 일을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 노조 측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트윈타워에선 현재 90여 명을 신규 채용한 새로운 미화업체가 청소용역을 수행 중이다.
LG는 "이번 제안을 통해 두 달 넘게 이어온 빌딩 점거 농성이 종료되기를 기대한다"라며 "노조가 요구한 근로조건 향상 등 다른 요구 사항에 대해서도 계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