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한국 수출 규제 부메랑 돼 돌아왔다…소재 국산화에 일본 기업 타격

입력 2021-02-0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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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대상 불화수소 수출 75% 급감
일본 스텔라케미파·모리타화학공업 타격
한국 매출 감소분 약 640억 원에 달해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제공 삼성전자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를 계기로 한국에서 반도체 소재 국산화가 정착하면서 관련 일본 기업이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6일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인용, 지난해 일본의 대한국 불화수소 수출은 전년 대비 75%나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강화되기 이전과 비교했을 땐 무려 90%나 쪼그라들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지난 2019년 7월 도입한 대한국 수출 규제 강화에 따른 결과다. 일본 정부는 당시 한국 대법원의 일제 징용 노동자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경제 보복 차원에서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에 대한 대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를 틀어막겠다는 것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들 세 품목의 일본 의존도는 70~90%에 달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이러한 조처는 결과적으로 제 발등을 찍은 격이 됐다. 한국 기업들이 탈(脫)일본 움직임을 가속화하면서 그동안 한국과 거래해온 일본의 소재 업체들이 되레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일본 스텔라케미파와 모리타화학공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 매출 감소분은 연간 60억 엔(약 640억 원) 수준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텔라케미화의 2019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반도체·디스플레이용 불화수소 출하는 전년보다 26% 감소했으며, 지난해 4~9월 출하도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불화수소와 함께 수출규제 대상에 올랐던 포토레지스트와 폴리이미드는 일본 정부가 수출 허가를 빨리 내줘 출하가 줄어들지 않았다.

닛케이는 한국 정부가 기업 연구·개발비 보조와 세제 혜택 등 정책적 노력을 동원, 공급망에서 일본 의존 탈피를 위해 다양한 소재 및 제조장치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는 형태로 일부 생산 공정에 자국산 제품을 도입한 기업 내부에서는 사용하기 익숙한 고성능 일본산 제조 장치 및 재료를 계속 사용하고 싶다는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지만, 정부의 의향을 무시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새 내각 출범 후 4개월이 흐른 일본 정부 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으로 대한국 수출관리 문제가 과거의 일이 돼 가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에선 일본 정부의 수출관리 조치를 계기로 첨단 소재 및 장비 국산화의 움직임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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