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호한 경제 지표와 백신 접종, 추가 지원 기대감 반영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30년물 국채가 매도세를 보이면서 이날 30년물과 5년물의 일드커브(장단기 금리 차)가 147.2bp(1bp=0.01%)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10월 이후 가장 큰 격차다. 10년물-2년물은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드커브는 경기 회복세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기울기가 급할수록 시장에서는 경제 및 증시의 긍정 신호로 받아들인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의 레슬리 팔코니오 수석 채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대규모 추가 경기부양책과 인플레이션 상승을 확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올해 초 미국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이 2석을 모두 가져가면서 오르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과 함께 민주당이 의회를 모두 장악한 ‘블루웨이브’가 실현됐기 때문이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과 함께 1조9000억 달러(약 2136조 원) 규모의 슈퍼부양책을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부양책 규모를 놓고 반대 입장을 밝힌 만큼 해당 예산이 모두 통과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당분간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스탠스와 추가 지원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하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백신 접종이 늘면서 몇 달 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올해 미국 경제가 매우 강한 성장을 보이고 실업률은 현 6.7%에서 4.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완화적인 정책을 논의하기는 이르다”고 말해 채권 매입프로그램과 같은 지원책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이며, 최근 연이어 발표된 경제지표도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이날 공급관리협회(ISM)는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57.7에서 58.7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9년 2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치다. 전날 발표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7만9000건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미 의회예산국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4.6%로 전망하기도 했다.
RBC캐피털의 톰 포르첼리 미국 담당 애널리스트는 “현재 미국 내 경제 활동은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부양책이 없어도 미국 경제는 올해 최소 5%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