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외교' 시동 건 바이든, 캐나다·멕시코·영국과 잇단 전화 회담

입력 2021-01-2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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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도와의 통화서 ‘키스톤XL 송유관 건설’ 취소 언급…내달 직접 회동
멕시코와 새 이민정책 논의…로페스 오브라도르 “좋은 관계” 기대
존슨, 첫 통화서 새 무역협정 체결 강조

▲조 바이든 신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다이닝룸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조 바이든 신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다이닝룸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접국을 중심으로 각국 수장과 전화 회담에 나서면서 정상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사흘째인 전날 이웃 국가인 캐나다와 멕시코, 그리고 영국 정상과 잇따른 전화통화를 통해 현안을 논의했다. 다음 주부터는 유럽 국가를 비롯한 동맹국 등 주요국 정상들과의 전화통화를 가져 더욱 본격적인 외교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미국과 캐나다 정상 간의 회담에서는 양국 간 키스톤XL 송유관 건설 사업 승인 취소가 주요 현안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행정명령을 통해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건설 인가를 취소시켰는데, 캐나다 측이 이에 대해 실망감을 내비친 것이다. 2008년 처음 추진된 키스톤XL 송유관 사업은 캐나다 앨버타주와 미국의 텍사스주를 잇는 대형 송유시설 건설 프로젝트인데, 바이든 당선인은 환경 문제를 이유로 취임 전부터 해당 사업의 취소를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실망감을 이해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러면서 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결정을 복원하려는 취지이자 선거 공약이였다고 설명하면서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스톤 사업은 오바마 전 정부 시절인 2015년 11월 중단된 바 있으나, 이후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재개시켰다.

아울러 양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등에서의 협력은 물론, 다자간의 틀을 중시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 AFP통신은 캐나다 총리실 발표를 인용, 바이든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가 다음 달 직접 회동해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는 새로운 이민정책 방향에 대해 양측이 의견을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 원인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전 정권의 가혹한 이민정책을 뒤집는 새로운 계획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 측도 불법 이민을 줄이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미국과 멕시코의 관계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트럼프 전 정부 하에서 두 나라는 양국 간 국경 장벽 건설을 두고 삐걱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과 멕시코 국경의 장벽 건설을 중단시켰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통화 이후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화가) 우호적이고 정중했다”며 “두 나라와 양국 국민을 위해 좋은 관계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 밖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통화에서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협력 관계 △대서양 양안 관계 강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중요성 재확인 △중국·이란·러시아 대한 외교 정책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존슨 총리는 이번 통화에서 양국 간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완료한 영국은 올해부터 유럽연합(EU) 무역협정 적용 국가에서 제외돼 여러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필요하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의 관심이 코로나19 대응과 대규모 구제안에 쏠려 있어 미국이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무역협정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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