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견 해운사들이 생존을 위해 제각기 다른 방법을 택하고 있다.
가스선 전문 선사인 KSS해운은 기존 주력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달리 벌크(건화물)선사인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발을 딛고 있다.
19일 KSS해운에 따르면 이 회사는 9만1000㎥ 규모의 초대형 가스선(VLGC) 1척 신조에 신규 시설 투자를 한다고 18일 공시했다. 투자 금액은 약 877억 원이다.
이번 VLGC 신조는 액화석유가스(LPG)와 중ㆍ경질유를 모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엔진을 설치해 국제해사기구(IMO) 온실가스 규제에 대비할 수 있다.
해당 선박은 현대중공업에 발주됐다.
KSS해운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VLGC 5척, MR(중형급) 탱커 2척 등 총 7척 신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KSS해운 관계자는 “이미 발주한 VLGC 5척의 신조 도입으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대 확장과 더불어 선박 관리 및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사업에 역량을 모으는 KSS해운과 달리 팬오션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주력 사업인 벌크선 운영에만 집중하지 않고 LNG 운송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벌크선 시장이 악화했을 때도 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기 위해서다.
팬오션은 지난해 12월 세계적인 에너지 회사인 쉘과 신조 LNG선 2척에 대해 7년간 장기대선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3억625만 달러(약 3379억 원)이다.
이후에도 포르투갈 에너지 기업 GALP와도 LNG선 1척에 대한 장기대선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5년(2023년 2월~2028년 2월)이다.
계약에는 GALP가 추가로 최대 6년 연장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
팬오션 관계자는 “LNG 사업이 높은 선박 관리 기술이 요구되는 만큼 메이저 화주와의 계약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계약은 해외에서도 팬오션의 기술적 신뢰도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벌크선사인 대한해운도 LNG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작년 7월에는 LNG 사업을 물적 분할해 대한해운엘엔지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대한해운엘엔지는 설립된 지 넉 달 후에 세계 최초로 선박 대 선박 LNG 하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해운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이라며 “우리나라 해운사들도 달라진 경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일찌감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