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줄이는 GM과는 대조적 행보
이탈리아·미국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자동차그룹 PSA가 하나로 합병된다. 합병회사는 단숨에 세계 4위 업체(2019년 자동차 판매 대수 기준)에 오르게 됐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 초 양사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최종 의결됐으며 이날 ‘스텔란티스’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회사가 됐다. 합병회사의 이름은 “별과 함께 빛난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따왔다. FCA와 PSA는 이미 2019년 합병에 합의한 바 있다. 제조방식이나 판매방식 모두 신기술로 나날이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등 악재를 만나면서 1년 3개월 만에 절차를 마무리 짓게 됐다.
스텔란티스는 북미 지역의 주요 자동차 업체로 곧바로 부상하며, 유럽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25%를 웃돌게 된다. 스텔란티스 산하 자동차 브랜드는 지프부터 램, 푸조, 시트로엥, 오펠, 마세라티, 알파 로미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회사의 합병 가치는 15일 종가기준으로 510억 달러에 이른다. 회사 측은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연간 60억 달러(약 6조6210억 원) 비용절감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절감된 비용은 전기차 등 기술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스텔란티스의 행보는 몸집을 줄여 민첩성을 확보하려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는 대조적인 전략이다. GM은 덩치를 키우는 대신 손실을 보는 지역에서 철수하고 글로벌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새 회사의 수장은 카를로스 타바레스 PSA CEO가 맡게 된다. 타바레스는 자동차 업계에서 추락하는 업체를 되살려낸 성공신화로 유명한 인물이다. 2013년 르노에서 대규모 적자로 고전하는 푸조로 자리를 옮긴 그는 6년 만에 푸조를 유럽 자동차 업체 가운데 가장 수익성 높은 업체로 탈바꿈시켰으며 2017년에는 쇠락한 브랜드인 오펠과 복스홀을 GM에서 사들여 되살려내기도 했다.
한편 스텔란티스는 18일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에서 첫 거래가 이뤄지고, 이튿날인 19일에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식 거래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