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판매는 47.2% 급증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연말 소매판매는 증가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많은 소비자가 집에서 온라인으로 쇼핑하는 추세가 극대화된 영향이다. 결제 데이터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의 지출을 추적한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4일 크리스마스이브까지 미국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이는 전미소매업연맹(NRF)이 예상한 3.6~5.2% 증가를 밑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온라인 판매는 47.2% 급증해 대조를 이뤘다.
소매업체들은 매장 혼잡을 억제하고 전자상거래 공급망 부담을 덜기 위해 예년보다 일찍 연말 쇼핑시즌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를 고려해 10월 11일부터 이달 24일까지로 집계 범위를 넓히면 소매판매는 전년보다 3% 늘었다. 같은 기간 온라인 판매 매출은 49% 증가했다. 마스터카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연말 쇼핑 시즌 전체 소매 매출에서 온라인 판매 비중은 19.7%에 달했다.
어도비애널리틱스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온라인 판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한 1716억 달러(약 189조3606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소매업체들은 온라인으로 주문한 제품이 크리스마스 전에 도착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소비자들은 시즌 내내 매장 방문을 자제하고 이커머스 사이트로 몰려들었다. 수천 개 쇼핑몰 방문 추적 시스템을 갖춘 센서매틱솔루션스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이브 전 7일간 오프라인 매장 방문횟수는 지난해보다 31.3%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소매업체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했다고 WSJ는 지적했다. 연말 쇼핑 시즌에 이득을 본 업체는 아마존닷컴과 월마트, 타깃 등 미리 온라인 판매에 대비했던 대형 업체들이었다. 이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전자상거래 인프라 확충에 집중한 덕분에 올해 쇼핑 방식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었다. 반면 중소업체들은 매출이 줄거나, 온라인 판매가 늘더라도 물류비용이 늘어 순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코로나19는 쇼핑 방식뿐만 아니라 인기 품목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마스터카드에 따르면 10월 11일부터 크리스마스이브까지 전체 의류 판매는 온라인 부문에서 15.7% 증가했음에도 전체적으로 19.1% 감소했다. 반면 주택 리모델링 용품 판매는 14.1% 증가했다. 가구 등 실내장식용품과 전자 제품 판매도 각각 16.2%, 6%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 제한으로 사람들이 집안에서의 활동에 더 집중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