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산공장 가동 중단으로 화학 산업의 호황기를 누리지 못했던 롯데케미칼이 내년 범용과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반등을 꾀하고 있다.
16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대산공장 나프타 크래커(NCC)는 최근 시험가동에 들어갔으며, 연내 본격적으로 재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위생재, 가전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화학 산업이 호황을 보이는 와중에서도 대산 NCC의 가동 중단으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5%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케미칼은 내년도 대산공장의 재가동과 고부가가치 제품의 확대로 본격적으로 실적을 개선할 계획이다. 대산 NCC에서만 롯데케미칼은 연 3조 원이 넘는 매출액을 회복할 수 있게 된다.
범용 사업이 제자리를 찾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사업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결실을 보게 된다.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는 PIA 사업에서 롯데케미칼은 2018년 500억 원을 투입한 PIA 증설 설비가 스윙(Swing) 설비로 전환해 투자를 마무리하고 8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PIA 스윙설비는 필요에 따라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전환 생산할 수 있는 설비로, 이에 PIA 생산능력은 예정됐던 84만 톤이 아닌 52만 톤으로 확대됐다.
PIA는 도료, 페트(PET), 불포화수지를 만드는 데 쓰이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건설·자동차 등이 전방 산업이다.
PIA 시장은 공급과잉 우려가 해소되진 않았으나, 점차 스프레드(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에서 원가를 뺀 마진)가 개선되고 있어 롯데케미칼은 내년 PIA 사업에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말에는 현대오일뱅크와 합작한 현대케미칼의 HPC(중질유·나프타분해설비)가 상업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총 2960억 원이 투입된 이 공장이 가동되면 나프타보다 저렴한 탈화중질유로 에틸렌을 만들 수 있어 롯데케미칼의 실적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올해보다 266.9% 급증한 1조30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본격적으로 전기차와 배터리에 적용되는 소재 사업에도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연간 4000톤(t)에 불과한 배터리 분리막 소재 사업을 2025년까지 10만 톤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로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설비를 보완할 계획이다.
기존 폴리에틸렌(PE) 제품보다 강도가 향상된 초고밀도 PE는 최근 배터리 분리막 소재로 떠오르면서 한화토탈 등 화학기업들이 앞다투어 진출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의왕사업장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회동하며 미래차에 적용될 소재를 논의한 만큼 관련 사업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