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화물운임이 공급 부족 여파로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화물 사업을 강화한 대한항공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에도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할 전망이다.
15일 홍콩에서 발표하는 TAC 항공운임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평균 화물운임은 kg당 7.37달러이다. 올해 들어서 5월(7.73달러) 이후 2번째로 7달러대를 돌파했다.
작년 같은 기간(3.84달러)과 비교했을 때는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다른 노선의 운임도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달 홍콩~유럽 노선 평균 화물운임은 전년 동기 대비 65% 오른 5.38달러이다. 전달(3.76달러)과 비교했을 때는 43% 상승했다.
올해 초에 급증했던 항공 화물운임은 연말 들어 안정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글로벌 항공사들이 뒤늦게 화물 사업에 눈을 돌리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해결될 기미가 보였다.
그럼에도 운임이 오르는 이유는 코로나19와 연관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국제선 항공기가 뜨지 않자 밸리카고(여객기에 화물을 싣는 것) 공급 부족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연말 화물 성수기를 맞아 공급 대비 수요가 급증한 점도 운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항공 화물운임 상승으로 대한항공은 올해 4분기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2, 3분기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 것이다.
실제 증권업계는 대한항공이 올해 4분기(별도기준) 영업이익 1319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여행 수요 급감에 따른 적자를 피하고자 올해 초부터 화물 사업을 강화한 데 따른 결과다. 코로나19 쇼크로 경쟁사들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처지와 비교했을 때 대조적이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서 대한항공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은 영하의 온도에서 이른 시일에 운송돼야 하는 만큼 비행기로 나를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작년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의약품 항공 운송 우수성을 증명하는 국제표준인증(CEIV 파르마)을 취득한 바 있다. 올해 9월에는 특수화물 운송 전문가로 구성된 코로나 백신 수송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이미 성과도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8일 인천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행 여객기로 코로나 백신 원료 800kg을 수송했다.
삼성증권 김영호 연구원은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백신 승인 및 대량 생산에 따른 긴급 화물 수요 유입으로 추가적인 운임 상승이 예상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제한적인 여객기 운항으로 화물 부문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