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2020년 12월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비지출구조 변화를 반영한 체감물가 상승률은 CPI 대비 0.2%포인트에서 0.6%포인트 가량 높았다. 실제 9월 기준 CPI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1.0% 오름세를 기록한데 반해, 같은기간 이 물가는 1.46%로 0.46%포인트 더 높았다.
코로나19 확산 직후 식료품과 의료·보건용품 등에 대한 지출은 늘어난 반면, 음식·숙박과 여행·항공 등 대면서비스 관련 지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납입금과 급식비, 교과서, 학생복 등 고교 무상교육 확대 등 교육 관련 복지정책에 따라 관련 소비가 가계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축소됐다.
실제 식료품 및 의료용품의 소비패턴을 보면 올 1월1일 각각 100.7과 104.0에서 9월21일 현재 각각 129.0과 103.8로 확대됐다. 같은기간 음식(101.6→77.9)과 항공(106.3→13.9) 등은 크게 줄었다(이상 2019년 12월 100 기준). 고교 납입금도 작년 1월 63.8에서 올 10월 16.3으로 급감했다(이상 2017년 100 기준).
또,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출비중이 크게 증가한 식료품(+1.6%p)과 통신(+0.9%p)의 경우 물가상승률은 각각 1.6%포인트와 1.1%포인트 더 높아졌다. 반면, 지출비중이 감소한 음식·숙박(-0.8%p)은 0.1%포인트 더 낮아졌다. 여행·항공, 교육 등 물가상승률 역시 마이너스로 전환하거나 큰 폭 둔화했다. 또 이런 변화는 상품보단 서비스에서 뚜렷했다.
이상형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표물가 상승률이 큰 폭 둔화된 것과 달리 일반인 물가인식 및 기대인플레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며 “이는 소비지출구조 변화에 따른 체감물가 상승이 일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