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10곳 중 7곳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내년 경영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불확실성 극복을 위해 정부가 세제 지원과 함께 기업 스스로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일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2021년 기업 경영환경 전망 긴급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 기업(151개사)의 71.5%가 내년도 경영계획의 ‘초안만 수립(50.3%)’했거나 ‘초안도 수립하지 못했다(21.2%)’고 답했다.
업종별로 보면 철강과 자동차부품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강 업계는 경영계획을 확정한 곳 자체가 없었다. 자동차부품 업종도 ‘확정 짓지 못했다(76.0%)’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어 건설 및 일반 기계 업종도 경영계획 미확정 비율이 75.0%에 달했다.
반면 디스플레이(66.7%), 반도체(40%) 업종의 경우 ‘계획을 확정했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할 때 기업의 애로사항으로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불확실성(42.9%)’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환율, 금리 변동 등 금융 리스크(19.3%) △고용, 최저임금 등 노동정책 부담(14.5%) △미ㆍ중 갈등 지속 등 무역 불확실성(9.8%) △정치적 갈등 및 기업 규제 부담(8.1%) 등이 꼽혔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들이 올해 초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에 대해 긴축경영과 적극적인 자구책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하고 불확실성이 가중됨에 따라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에 애로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산업계가 최근 당면한 경영상 어려움에 대한 응답으로는 ‘내수 부진(29.8%)’이 가장 많았다.
이어 △수출 애로(24.2%) △원가 부담(22.8%) △생산 차질(8.7%) △부채 부담(7.3%) △자금 부족(6.6%) 순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경제여건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내년 경제여건 질문에 ‘올해와 비슷(46.4%)’할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은 가운데, 이어 ‘소폭 악화(25.8%)’와 ‘소폭 개선(23.2%)’이 유사한 비율로 높게 나타났다.
기업이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기는 ‘2022년 이후(29.8%)’로 관망하는 곳이 가장 많았다.
산업계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먼저 추진해야 할 기업 지원 정책으로 ‘세금 인하 및 투자 활동에 대한 세제 지원(30.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긴급 운영자금 및 융자 지원(16.3%) △기업규제 완화(15.6%) △환율 등 대외변동성 관리(11.5%) △해외 시장 및 거래처 다변화 지원(9.5%) △물류ㆍ운송 관련 애로 대응(8.8%) △기업 사업재편 지원(7.8%) 순으로 응답했다.
기업들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이날 발표한 ‘2차 코로나발 경제 충격파에 대비하자’ 보고서를 통해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방역이 최우선돼야 하나, 경제 활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재정정책 방향은 ‘코로나와 함께(with corona)’와 ‘코로나 이후(post corona)’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절충적 기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뿐만 아니라 투자 활성화를 통한 경제 선순환 구조 정착, 전방위적 통상 전략 마련, 기업 사업재편 지원, 기업 간 결합 유도 등 산업 구조조정도 이뤄져야 한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