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평균 이익이 48% 줄었지만, 회사 한 곳당 사회공헌 지출액은 오히려 7.5% 늘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9일 ‘2020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를 발표하고 작년 매출 500대 기업의 사회공헌 총 지출액은 2조 9927억 원으로 2018년보다 14.8% 증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분석 기업의 15.5%(34개사)는 세전 이익이 적자를 기록했지만,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했다.
기업의 세전 이익 대비 사회공헌 지출액 비율은 4.0%로, 2009년(4.8%) 이후 가장 높았다.
기업의 매출액에서 사회공헌 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0.2%로 2011년(0.26%) 이후 최고치였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들이 실적 부진의 상황에서도 사회공헌 지출을 늘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보고서에서 최근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 특징을 ‘New 5W1H’라고 제시했다.
기업 사회공헌의 주체ㆍ시기ㆍ대상ㆍ내용ㆍ방법ㆍ목적 등 전반에서 전통적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다른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우선 임직원이 직접 기획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났고, 임직원 참여도를 높이도록 근무시간을 활용하거나 집에서 가족과 여가를 보내며 언제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아졌다.
단순 현물 기부를 넘어 노하우 같은 무형적 가치를 나누고, 기업이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하거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사례도 늘었다.
특정 계층이 대상이 아닌 환경ㆍ지역사회 발전 등 사회문제 해결과 발전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증가하며 ‘환경’과 ‘지역사회 발전’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지난해보다 각각 3.0%p(포인트), 3.6%p씩 늘었다.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 외에 기업 활동 모든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로는 ‘협력사와의 동반성장’(23.9%)이 가장 많이 꼽혔다.
그밖에 ‘생산 활동 내 친환경 가치 실현’과 ‘준법경영 강화’가 각각 20.9%였다.
또한, 조사 기업(113개사)의 86.2%가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동반성장을 통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공정거래 투명성 확보, 협력사 경쟁력 강화 지원, 유동성 지원, 소통 활성화, 동반 사회공헌 활동 등을 모색 중이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기업들은 사회공헌 비용 지출에 있어 단기적 경영 성과에 영향을 받기보다는 각 사의 철학과 비전, 그리고 사회적 이슈 여부에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기업들의 관심과 노력이 커진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들이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격려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