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정상을 두고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배터리 기업이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기술력과 지속가능성이 배터리 산업의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른 가운데 기술력과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을 앞세워 중국 기업과 힘을 겨룬다는 계획이다.
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과 미국이 내년 과감한 친환경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 배터리 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EU는 배터리 제조는 물론 판매를 포함한 전 과정에 환경 기준을 강화한다. 배터리의 타입과 상관없이 역내에 제조와 수입해서 판매하는 모든 업체가 제조에 사용되는 에너지원의 △탄소배출 정도 △유해물질 배출 △리사이클 수준 △원재료 구입 시의 도덕적 기준 이행까지 기준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역시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며 친환경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과 같은 배터리 생애 전 주기에 걸친 엄격한 기준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국내 배터리 기업은 제한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환경 측면의 경쟁력이 떨어져 있는 중국 기업은 고전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월(당시 LG화학) ‘환경과 사회를 위한 혁신적이며 차별화된 지속 가능한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기후변화 대응 △재생에너지 전환 △자원 선순환 활동 △생태계 보호 △책임 있는 공급망 개발·관리 등 5대 핵심과제를 선정했다.
재생에너지를 통해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고, 배터리 생산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등 자원 순환 고리 구축, 코발트 등 배터리 주요 원재료 공급망 외부 실사 등 공급망 투명성 및 추적성을 강화한다.
SK이노베이션도 필요한 광물을 윤리적으로 구매하기 위해 ‘책임 있는 광물 공급 연합’(RMI)에 가입하는 등 지속 가능한 배터리 생산 및 판매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셀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가 모두 EU에서 활발하게 증설을 하고 있고, 관련 배터리·소재 업체들도 동반 진출했다”라며 “엄격한 제조기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제조원가로 EU에 수출하려는 중국업체들에는 장벽이 될 것이고, EU 내에서의 경쟁의 기준이 품질과 친환경 제조공법 등으로 이동하게 되기 때문에 대한민국 업체들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 역시 최근의 친환경 경영 환경에 발맞춰 환경을 고려한 배터리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는 점은 국내 기업들에 있어서 위기 요소다.
이에 따라 내년도 전기차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3월부터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1위 자리를 수성해왔던 LG에너지솔루션은 1∼9월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에서 CATL에 밀려 2위에 올랐다.
CATL은 총 19.2GWh(기가와트시)로, LG에너지솔루션 18.9GWh를 근소하게 앞섰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5.1GWh(6.2%), 4.6GWh(5.5%)로 각각 4위, 5위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