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효과 봤다?...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 효능 의문

입력 2020-11-2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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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전량 투약 목적이었으나 계산 착오로 절반 투여
회사 부사장 “유용한 실수...누구도 피해 없었다” 주장
전문가 “투명성과 엄격함에서 낮은 점수”

▲23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실에서 연구원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 옥스퍼드/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실에서 연구원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 옥스퍼드/AP뉴시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연구진의 실수에서 비롯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전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회사 측은 오히려 ‘유용한(useful)’ 실수였다고 말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예방 효과 발표 이후 일부 임상 참가자들이 받은 백신 복용량과 관련해 아스트라제네카가 실수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23일 아스트라제네카는 백신의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예방 효과가 평균 70%라고 발표했다. 두 차례 모두 전량 투약한 경우 62%에 그쳤지만, 1차 복용 때 절반을 투약하고 한 달 후 1회분 전량을 다시 투약할 경우 그 효과는 최대 90%까지 올라간다는 설명도 더해졌다.

다만 투약 용량의 차이가 백신의 효과 차이로 이어진 이유에 대해선 제약사와 대학 측 모두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메네 팡갈로스 아스트라제네카 부사장은 23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회사는 어떤 참가자도 절반의 투약을 할 의도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당초 영국 연구진은 참가자 모두에게 전량 복용을 지시하려 했지만 계산 착오로 인해 절반만 복용한 집단이 생겼고, 설계되지 않은 방향으로 나온 결과라서 설명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날 NYT와의 인터뷰에선 “실제로는 아주 유용한 실수일 수 있겠다”며 “그 실수는 누구도 위험에 빠뜨리지 않았고 그저 투약 오류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모두들 빠르게 실수를 바로잡고 연구를 이어갔는데, 규제 당국과는 그렇게 된(절반 투여) 환자들도 실험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이런 사실을) 뭐하러 공개 하겠는가? 실수든 고의든 그건 사실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백신 패스트트랙 프로그램인 ‘오퍼레이션 워프 스피드’의 몬세프 슬라위 총책임자는 “절반 투약군 참가자 모두 55세 이하였다”고 말해 고령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는 관련 임상이 적용되지 않은 점을 짚었다.

NYT는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의 참가자들에게서 절반 투약이 시험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아스트라제네카의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상 과정에서 결정적인 정보 누락도 있었다. 당초 회사 측은 임상 참가자들에게 나타난 131건의 코로나19 증상에 근거해 초기 분석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절반 투여군과 일반 투여군, 위약 투여군 등 각기 다른 그룹에서 얼마나 많은 환자가 발견됐는지는 분석하지 않았다.

나탈리 딘 플로리다대 생물 통계학자는 트위터에 “모든 정보가 어디서 왔고, 어떻게 더해졌는지 알 길이 없다”며 “그들이 보고한 백신 결과는 투명성과 엄격함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다”고 비판했다.

또 투자은행 SCB리링크의 지오프리 폴지스 애널리스트는 “그들이 전체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훼손했다”고 말하는 등 업계에선 이번 오류로 임상 결과의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임상에 대한 업계의 의문이 계속되면서 회사의 주가는 이날 1.81% 하락하는 등 이번 주에만 5% 떨어졌다.

미국 정부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3억 회분을 주문한 상태로, 아직까지 이번 오류에 대해 규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관련 조사 결과를 제출해야 할지를 두고 FDA에 지침을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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