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제를 담은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월세시장의 양극화가 가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가격 상위 10%의 평균값이 올라간 반면, 나머지 하위 90%는 소폭 내려가면서 월셋값 차이가 더 벌어졌다.
16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개정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8월부터 이달 12일까지 서울 아파트 월세(보증금 제외) 상위 10%의 평균 가격은 240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개정 임대차법 시행 전인 1~7월 평균 월세 215만3000원에서 25만 원 올라간 가격이다.
이 기간 하위 90%는 개정 임대차법 시행 이전 62만2000원에서 시행 이후 58만3000원으로 3만9000원 낮아졌다. 이에 월세 상위 10%와 하위 90%의 평균가격 차이는 시행 이전 3.46배에서 이후 4.12배로 더 벌어졌다.
올해 월세 상위 10%의 평균 보증금은 2억6127만 원으로 조사됐다. 월세 하위 90%의 평균 보증금은 1억7423만 원으로 8704만 원 차이를 보였다.
상위 10%는 월세와 보증금이 같이 높아졌고, 하위 90%는 보증금이 낮아지면 월세가 소폭 높아지는 반비례 관계가 나타났다.
직방은 “개정 임대차법 시행이 표면상으로는 하위 90%의 월세 거래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모습”이라며 “고가 월세를 지불할 수 있는 수요가 한정돼 있는 만큼 월세시장의 양극화와 지역적 편중 현상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