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TSMC는 전날 “회사의 성장에 따라 기본급을 20% 올리겠다”고 공지했다. TSMC는 “기본급의 경쟁력은 신규 인력 채용과 기존 인력 유지의 중요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기본급 인상은 대만 내 직원 5만 명을 대상으로 하며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새로운 급여 기준에 따라 대학원에서 반도체 기술로 석사 학위를 딴 신입사원은 월 5만4000대만달러(약 211만 원)를 받게 된다. 현재는 4만5000대만달러 수준이다. TSMC는 매년 3~5%의 임금 인상을 시행해왔지만 일괄적인 급여 조정은 2010년 15% 인상 이후 처음이다.
TSMC가 지난해 발간한 ‘CSR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TSMC의 직원 평균 연봉은 보너스와 연금을 제외하고 163만 대만달러였다. 일반 직원은 평균적으로 2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연말 보너스를 받아 총 26개월 어치의 월급을 연봉으로 받는다. 석사 학위가 있는 엔지니어는 연말 보너스와 월급 17개월치의 보너스 등 총 31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연봉을 받는다.
TSMC가 이처럼 대대적인 급여 인상에 나선 건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중국은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자 고액 연봉을 제시하며 반도체 인재를 공격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기업인 HSMC와 QXIC는 지난해 TSMC의 직원을 각각 50명씩 데려갔다. QXIC는 아예 TSMC의 공장과 가까운 곳에 연구·개발(R&D) 기지를 세웠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TSMC는 적극적으로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TSMC의 올해 채용 인원은 8000명으로, 매년 설계와 공정 엔지니어 4000명을 추가로 고용하겠다던 계획보다 두 배나 큰 규모다. 전체 인원의 16%를 새롭게 채운 셈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TSMC가 올해 반사이익을 톡톡히 본 것 역시 임금 인상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15일 발표한 3분기(7~9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373억 대만달러였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같은 분기 매출 역시 전년 대비 22% 늘어 3564억 대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닛케이는 애플 아이폰 전용 반도체 개발과 대규모 설비투자에 힘입어 TSMC의 호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