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업계에서 차기 폼팩터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상하좌우 4면을 디스플레이로 둘러싼 ‘서라운드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기술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샤오미가 개발했지만, 대량 양산에는 실패한 서라운드 디스플레이 제품 ‘미 믹스 알파’보다 발전된 형태로, 실제 제품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와 네덜란드 IT전문 매체 레츠고디지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7월 서라운드 디스플레이와 슬라이딩 후면 카메라 등의 내용이 담긴 70페이지가량의 특허문서를 미국특허청(USPTO)과 세계지적재산권사무소(WIPO)에 제출했다. 이 특허는 지난달 29일 승인을 받으며 공표됐다.
특허 문서에 담긴 스마트폰 이미지에선 기기 전면을 디스플레이가 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전면 디스플레이는 구부러졌지만, 후면 디스플레이는 평평하다. 위와 측면 디스플레이는 곡선으로 구부러진다.
특허에선 하나의 디스플레이를 기기에 둘러싸 접는 방식의 방법을 거론했다. 모서리 작업의 경우 여러 개 디스플레이로 작업하는 것이 난도가 낮지만, 한 개의 디스플레이로 작업하면 해상도를 쉽게 조정하고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기에서 돌출된 별도 버튼이나 카메라는 없다. 지문 인식 센서나 스피커 등도 모두 디스플레이 아래에 배치됐다. 물리 버튼은 제거했지만, 수직 스트립 형식으로 후면 카메라를 삽입한 ‘미 믹스 알파’보다 발전된 부분이다.
대신 슬라이드 폰의 특징을 이용한 ‘슬라이딩 캠’ 방식을 적용했다. 사용자가 후면 부분을 아래로 밀어 카메라를 노출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후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슬라이드를 밀어 올린 상태에서 셀카를 찍거나 영상통화가 가능하다.
사용자의 상태에 따라 이용 중인 콘텐츠가 전ㆍ후면 디스플레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만일 영상이나 게임 등을 타인과 함께 이용하고 있다면 양쪽에 띄워놓고 감상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디스플레이에는 원하는 그래픽을 설정해놓을 수 있다. 카메라를 사용해 환경을 스캔할 수 있는 기능도 언급됐다. 사용자가 있는 환경의 색상을 카메라가 파악하고, 자체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디스플레이를 비슷한 색으로 바꾸는 기능이다.
다만 제품이 현실화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미지수다. 제품 개발에 성공한다 해도 가격과 수율 등 상용화 단계까진 넘어야 할 벽이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샤오미는 지난해 9월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서라운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미 믹스 알파’를 선보이며 연내 출시 계획을 밝혔지만, 결국 1년 만에 무산됐다. 출시 예상 가격이 1만9999위안, 한화로 약 336만 원으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 때문이었다.
올해 8월 샤오미의 레이쥔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도 미 믹스 알파 출시 계획이 기약 없이 보류된 것과 관련, “대량 생산을 하기 위해선 어려움이 크다”며 양산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레츠고디지털도 “이러한 종류의 스마트폰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삼성이 이런 스마트폰을 만들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다만 높은 가격에 비해 충분한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갤럭시폴드, 갤럭시Z플립 시리즈 등을 시작으로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이색 폼팩터 특허를 선제적으로 출원하며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두 번 접는 폴더블폰, 양옆이나 위아래로 늘어나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과 관련한 특허가 작년과 올해에 걸쳐 승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