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노동조합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기본급 인상 등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사측이 거부하고 있는 만큼 파업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는 현대제철은 노조 리스크까지 짊어지게 됐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는 어제 회의를 열고 현대제철 5개 지회(충남지부, 포항지부, 인천지부, 광전지부, 충남지부 당진(하)지회)가 제출한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중노위 결정으로 현대제철 노조는 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에 나설 권리를 손에 넣게 됐다.
현대제철 노조는 어제부터 전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투표는 11일 종료된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9월부터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 본교섭을 8차례 진행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협상에서 기본급 12만304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노동 지원격려금 500만 원, 교대수당 인상, 생활안정지원금 300% 등을 요구했다.
노조의 요구에 사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불확실성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투표에서 안건이 통과된다면 현대제철은 이른 시일에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제철 노조는 최근 소식지를 통해 “코로나19 때문에 사측은 (노조가) 투쟁을 못 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마스크가 부족하다면 복면이라도 쓰고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현대제철의 올해 임단협은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일찍이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한 포스코, 동국제강과 대조적이다.
현대제철 노사는 작년 임단협도 9개월간의 갈등 끝에 올해 3월이 돼서야 합의했다.
노조의 강경 행보로 현대제철을 둘러싼 경영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올해 내내 철강업계를 괴롭히던 코로나19는 유럽, 미국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은 반등하고 있는 철강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은 좀처럼 예년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생산 차질 여파로 올해 초부터 11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