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ㆍ플랫폼 상생 방안은…“투명한 콘텐츠 대가 산정이 첫걸음”

입력 2020-11-0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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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콘텐츠-플랫폼 간 상생 방안 모색’ 주제로 세미나 열려

▲4일 한국미디어정책학회가 ‘미디어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콘텐츠-플랫폼 간 상생 방안 모색’을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열었다.  (박소은 기자 gogumee@)
▲4일 한국미디어정책학회가 ‘미디어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콘텐츠-플랫폼 간 상생 방안 모색’을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열었다. (박소은 기자 gogumee@)

“넷플릭스는 매출액의 75%를 콘텐츠에 재투자한다.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과 콘텐츠를 대하는 인식 차이가 극명한 부분이다. 콘텐츠 대가를 ‘비용’으로만 생각해서는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하기 힘들다.” (김세원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홍보팀장)

콘텐츠 사업자(PP)와 유료방송 사업자 등 플랫폼 사업자 간 상생 방안을 마련해 미디어 산업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한국미디어정책학회는 ‘미디어 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콘텐츠-플랫폼 간 상생 방안 모색’을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열었다.

서울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원에서 열린 이 날 세미나에는 박천일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희경 성균관대 사회과학대 학술교수, 이영주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대학원 교수,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 고흥석 한국IPTV방송협회 정책기획팀장, 김세원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홍보팀장, 신호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미디어정책팀장 등이 참석했다.

기조 발제에서는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이 ‘국내 방송사업자 상생과 혁신을 위한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후 콘텐츠 대가 관련 쟁점을 두고 종합 토론이 진행됐다.

PP측 입장을 대변한 김세원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PP협회) 홍보팀장은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콘텐츠 대가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것은 콘텐츠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는 악순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콘텐츠 대가와 관련한 저가 출혈 경쟁을 멈춰야 한다”며 “유료 방송 사업자과 PP 사업자가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할 때”라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유료방송 시장의 비정상적인 거래 관행도 개선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에서 PP는 콘텐츠 대가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송출부터 하는 ‘선공급 후거래’ 방식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PP도 한 해 계획을 짜면서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같은 선공급 후계약 관행으로는 콘텐츠 만들기가 어렵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계약 절차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단순 가이드라인이기 때문에 지키지 않는다”고 밝혔다.

고흥석 한국IPTV방송협회 정책기획팀장은 국내 PP가 200여 곳인 상황에서 계약 관계의 특수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고 팀장은 김 팀장의 발언에 대해 “마치 계속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는데 콘텐츠 대가를 월별 지급하고 있다”며 “개별 협상에 따른 특수성이 있고,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가이드라인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은 콘텐츠 대가 산정 방식을 3가지로 제안했다. △플랫폼 매출 기반 수익배분 방식 △콘텐츠 제작비에 따른 원가 산정 방식 △시청자 만족도에 기반한 이용자 편익 방식이다. 수익배분 방식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겠지만, 플랫폼 간 매출 차이가 클 경우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원가 산정 방식은 콘텐츠 사업자의 혁신을 이끌 가능성이 높지만, 필요 이상으로 제작비를 과도하게 투입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김희경 성균관대 사회과학대 학술교수는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 간 정산 자료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플랫폼 사업자들이 단순히 유통 사업자라는 인식을 거둬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넷플릭스와 국내 유료방송 간 가장 큰 차이점은 넷플릭스는 콘텐츠로 가입자를 유인하지만, 유료방송은 콘텐츠를 단순히 미끼 삼아 가입자를 가입자를 유인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글로벌 OTT가 산업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 사업자가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 간 상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유료방송은 가입자의 정체 문제를 겪고 있다. 가입자가 포화 상태인 것에 더해 유료방송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7.1달러 선으로 글로벌 조사 대상 평균 26.5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신작 영향 개봉이 줄어 유료방송 VOD 이용도 급감하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는 콘텐츠에 투자할 만한 재원 마련과 혁신의 기반이 되는 규제 개혁을 주문했다.

신호철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미디어정책팀장은 “유료 방송 요금 자체가 저가인 상황”이라며 “방송의 광고 매출 하락이 계속되면서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 자체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OTT와 자유로운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편성규제, 채널 구성 등이 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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