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자금과 인재 확보를 어렵게 만들면서 스타트업 생태계까지 위축시켰단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탄탄한 성장 기반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스타트업 업계가 반등할 것이란 예측도 제시됐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오픈서베이와 3일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0’을 발표하고 스타트업 생태계 관련 간담회를 진행했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는 2014년부터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공동 시행해 온 설문조사다. 이번 조사는 9월 18일부터 28일까지 총 11일간 오픈서베이를 통해 진행됐다. 창업자 166명, 대기업 재직자 500명, IT 및 지식 서비스 스타트업 재직자 250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200명이 해당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 대비 다소 위축된 모습이다. 스타트업 생태계 인식은 올해 71점으로 전년(73점) 대비 소폭 하락했다.
특히 창업 1년 차 미만에서 점수 하락 폭이 4.5점으로 가장 커 사업이 자리 잡지 않은 초창기 창업자들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유치를 위한 자리가 대거 축소되고, 자금도 안전자산으로 쏠린 탓이다.
창업자들은 코로나19발 경제위기로 인해 자금확보·인재채용이 관건이라는 입장이다. 창업자들은 현재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있어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하는 점으로 ‘기반자금 확보·투자 활성화(46.4%), 우수인력 확보(36.7%)’를 꼽았다.
고용 안정성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스타트업에서 일하려는 이들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을 고려하는 비율(17.6%)이 전년 대비 줄었고, 취업준비생들의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취업 고려율 역시 작년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낮은 고용 안정성에 대한 불안(45.1%)’이 꼽혔다.
그런데도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생태계의 분위기가 내년에는 좀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에 분위기가 더 좋아질 거라는 기대감이 57.8%로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하면서다.
이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해를 거듭하며 성숙해지고 있단 판단 때문이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기업들의 오픈 이노베이션 협력과 정부의 지원이 강화되는 등 스타트업 업계가 점점 성숙해지는 추세에는 변함이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큰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창업자분들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이 가장 선호하는 벤처캐피털(VC)로는 알토스벤처스(20.5%)와 카카오벤처스(15.1%)가 각각 1, 2위로 선정됐다. 정부 역할 평가는 66.5점으로 전년(65.9점)과 유사한 수준으로, 가장 적극적인 정부기관으로는 창업진흥원(27.7%)과 서울산업진흥원(15.7%)이 순위권에 들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웠던 상반기를 지나 앞으로는 벤처·스타트업 투자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며 “정책자금 등 자본이 늘어나고 스타트업의 가치도 확대되면서 경쟁력이 생기면서 스타트업 업계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민희 로켓펀치 대표도 “창업자는 ‘문제를 정의하고 그것을 푸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장에 풀린 자금을 활용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스타트업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