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국 영토 밖 망명 신청 받아들이는 경우 드물어”
4명의 홍콩 민주화 활동가들은 전날 오후 정치적 망명을 요청하기 위해 홍콩 중심부에 있는 미국 영사관을 찾았지만, 망명은 거절당했다. SCMP 기자는 "이들이 미국 영사관으로 뛰어들어가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4명은 입구에서 경비원과 이야기한 후 퇴관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어떠한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4명 가운데 적어도 한 명은 지난해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기소 위기에 처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에 있는 중국 정부 관리들은 해당 인사들의 망명 계획을 미리 파악하고, 이들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망명 거절은 미국과 중국 모두 홍콩 문제에 대해 확전을 피하고, 신중하고 조용하게 처리하길 원하는 것을 나타낸다"며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홍콩 반정부 활동가들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어디까지인지 한계선을 그어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자국의 영토가 아닌 곳에서 망명이나 난민 보호 신청을 받아들이는 일 자체가 매우 드물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범죄인 송환을 전공한 법학자 사이먼 영 홍콩대 교수는 “미국 영사관 건물에서 망명이나 난민 보호 신청을 수용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주재 미국 영사관 홈페이지에도 "미국의 법은 미국 땅에 들어온 외국인에 대해서만 망명을 고려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편 이들의 망명 시도 이전에 앞서 같은 날 아침에는 학생운동가인 토니 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미국 영사관 인근 커피숍에 있다가 경찰 내 국가안보처에 의해 체포됐는데, 미국 망명을 요청하기 위해 영사관으로 향할 계획이었다. 망명을 요구한 다른 4명과의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