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남반구 클라이부스 크레이터서 물 분자 분광 신호 확인
“운석 충돌이나 화학 반응에 의해 생겨나고 있을 가능성”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달 표면에 햇빛이 닿는 부분에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태양의 빛이 닿지 않는 남극 등의 달 표면에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는데, 현재까지 파악했던 것보다 더 넓게 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우주 공간에서 더 쉽게 물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6일(현지시간) 과학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NASA 고더드우주비행센터 연구원인 케이플 호니블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성층권적외선천문대(SOFIA)’의 달 관측 자료를 분석, 달 남반구의 태양 빛이 쬐는 부분에서 분명한 물 분자 분광 신호를 확인했다.
물 분자 분광 신호가 확인된 것은 지구에서 보이는 쪽에 있는 달 남반구 ‘클라이부스 크레이터’다. 이곳에서 포착된 6㎛(마이크로미터) 분광 신호는 물 분자가 태양 빛에 의해 가열됐을 때 나오는 것으로, 수산기(OH) 화합물이 아닌 순수한 물 분자만의 신호였다. 물의 양은 달의 토양 1㎥ 당 350㎖ 정도라고 호니블 박사는 설명했다.
연구팀은 “대기가 없는 달에서는 햇빛을 받으면 물이 증발해 우주 공간으로 사라져 버릴 것이므로, 물을 만들어 내거나 잡아서 놓치지 않도록 하는 어떠한 구조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작은 운석의 충돌로 물이 생겨나거나, 어떠한 화학반응에 의해 물이 만들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태양이 닿지 않은 곳인 남극 주변의 달 표면에서 수화(hydration·水和) 흔적이 포착돼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3㎛ 분광 신호였기 때문에 물 분자인지, 수소 원자에 산소가 결합한 수산기 화합물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달 표면에 있는 물은 인간이 우주 공간에서 활동하기 위한 식수로 쓰이거나, 수소를 분리해 우주선의 연료로 사용할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어 각국의 달 탐사 목적 중 하나로 여겨진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물을 실제로 이용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더 탐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